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사망을 계기로 이스라엘 정보력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삐삐 폭탄’으로 헤즈볼라에 큰 타격을 입힌 데 이어 극도의 보안 속에서 활동해오던 나스랄라를 표적 사살하면서다.
2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번 나스랄라 제거 작전에 공군 69비행대대 전투기를 투입해 2000파운드(약 907㎏)급 BLU-109 등 폭탄 약 100개를 퍼부었다고 보도했다. 69비행대대는 2007년 시리아 핵시설을 폭격한 ‘오차드 작전’을 수행한 정예부대며 BLU-109는 약 2m 두께의 콘크리트 벽도 뚫을 수 있는 초대형 폭탄이다. 이스라엘 하체림 공군기지의 아미차이 레빈 준장은 작전과 관련해 “폭탄 약 100개가 사용됐으며 전투기가 2초 간격으로 정확하게 투하했다”고 설명했다.
보안에 극도로 신경을 써온 헤즈볼라 수장을 정밀 타격해 성공한 것은 이스라엘의 압도적인 정보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스라엘 정보 당국 모사드는 오랜 기간 헤즈볼라 정보를 수집했다. NYT에 따르면 2006년 헤즈볼라와 한 차례 전쟁을 치렀던 이스라엘은 당시 정보 수집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후 정보력 강화에 자원을 대대적으로 투입했다. 이번 작전에서 나스랄라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던 것도 ‘유령’이라 불리는 이스라엘 정보원이 헤즈볼라 내부에 침투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레바논 전역에서 벌어진 ‘삐삐 폭탄’ 사건 배후에도 모사드가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공습 당시 나스랄라와 조직 수뇌부는 베이루트 남부 지하 벙커에 모여 있던 것으로 알려진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스라엘군이 나스랄라를 제거할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었고 나스랄라는 네탸냐후의 연설을 보던 중 공습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네타냐후의 유엔 연설은 나스랄라로 하여금 이스라엘군이 총리가 해외에 있을 때 과감한 공격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게 만들기 위한 ‘주의 분산용 계획’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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