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간헐천 중 하나인 ‘모닝글로리 풀’이 수년 동안 쌓인 동전과 쓰레기 때문에 본연의 색을 잃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모닝글로리 풀(Morning Glory Pool)은 과거 짙은 푸른 빛깔을 잃고 노란색과 주황색이 혼합된 색으로 바뀌었다. 짙푸른 색과 특유의 원뿔형 모양으로 나팔꽃의 라틴 이름을 따서 붙여진 이름으로, 옐로스톤 내 명소 중 하나였다.
앨리샤 머피(Alicia Murphy) 옐로스톤 국립공원 역사학자는 모닝글로리 풀에 대해 “아름답고 멋진 푸른색에 대한 사랑스러운 명언이 있다”며 “나팔꽃에 비유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소원을 빌며 동전과 손수건 등 온갖 물건을 던졌고, 현재는 녹색, 노란색, 파란색 및 주황색이 혼합된 빛깔을 지니고 있다.
머피는 “사람들은 이곳에 뭔가를 던지면 온천수가 폭발할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온갖 물건을 던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들의 시행착오와 오해로 인한 피해가 있던 것 같다”면서 “우물에 소원을 비는 것은 오랜 전통이다. 우물에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어보라”면서 “물웅덩이에는 사람들에게 이상하리만큼 본능으로 물건을 던지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말했다.
옐로스톤 공원의 화산 관측소 책임자인 마이크 폴랜드(Mike Poland) 옐로스톤 화산 관측소 담당 과학자는 온천의 온도 변화가 색이 변한 큰 이유라고 내다봤다. 그는 “온도는 큰 요인”이라며 “뜨거운 물은 밝은 파란색을 띠지만, 차가운 물은 박테리아가 자랄 수 있어 색상이 더 다채로울 수 있다. 사람들이 던진 물건으로 열수 분출공이 부분적으로 막혀 수온이 낮아지면서 각종 박테리아가 서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현재 모닝글로리 풀을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있다. 소방차를 동원해 물을 퍼낸 후 작업자가 이물질을 제거한다. 한 전문가는 “지금까지 동전 수천 개를 꺼냈으며, 수백 개의 물건을 건졌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엔 과거와 달리 청소 작업이 빈번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광객의 인식이 바뀌었고 단속이 엄격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하지만 이미 오염된 온천샘은 과거로 다시 돌아가기엔 어려워 보인다”며 “인간의 욕심으로 자연이 훼손된 증거”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