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시장에서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았던 부동산 관련 채권이 올해 엔비디아 주식을 웃도는 수익률로 주목받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부동산 관련 채권 중에서 위험도가 가장 높은 하이브리드 채권의 올해 수익률은 벌써 75%를 기록했다.
특히 상위 10개 하이브리드 채권 종목 가격은 올해 170%나 오르며 올해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끈 엔비디아 주가 상승률보다 20%포인트나 높았다.
하이브리드 채권이란 주식과 채권의 특성을 함께 가진 채권으로, 채권의 이자 지급 의무와 주식의 배당금 지급 의무를 모두 갖고 있다.
채권 발행 기업이 재정적 어려움에 처할 경우 배당금 지급 중단 및 채권의 주식 전환 가능성이 있어 일반 채권에 비해 투자 위험도가 높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금리와 재택근무 증가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자 하이브리드 채권 가격도 곤두박질쳤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2022년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하이브리드 채권 가격은 50% 가까이 급락했다.
독일의 파운틴 스퀘어 자산운용 설립자 안드레아스 마이어는 "하이브리드 채권의 기술적 특성으로 인해 가격이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처참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때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본 일부 투자자들이 헐값에 이런 채권을 사들였고, 예상이 적중해 가격이 크게 올랐다.
그러나 최근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개시하자 부동산 관련 채권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이 채권의 가장 큰 리스크는 더 먹을 게 별로 없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바나비 마틴과 이오아니스 안젤라키스 전략가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부동산 관련 채권의 평가액이 한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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