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0일 한·슬로바키아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신규 원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슬로바키아와 원자력을 포함해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가치 공유국이자 유럽의 중요한 파트너인 슬로바키아와 협력을 더욱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과 피초 총리는 1993년 외교 관계 수립 이후 30여 년간 양국 관계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며 자유·인권 등 공동의 가치 아래 교역·투자, 에너지, 방산 등 핵심 분야에서 미래 지향적 협력을 이뤄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비세그라드그룹 4개국(슬로바키아·체코·폴란드·헝가리) 모두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게 됐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체결 양해각서(MOU)에도 서명했다. 양국 간 전방위적 경제협력 추진 의사를 담은 문서로 호혜적 기조 아래 교역 확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슬로바키아는 자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을 상대로 투자 인센티브, 세제 혜택 등의 지원을 약속했다.
포괄적 에너지 협력 MOU도 맺었다. 에너지 체계 전환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원전 등 무탄소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슬로바키아가 올 5월 원전 신규 건설 계획을 승인해 정부는 이번 MOU를 발판 삼아 원전 협력 범위가 체코를 넘어 슬로바키아로 확장할 수 있게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피초 총리도 “원자력 분야 협력에 있어 긍정적 반응을 보여줘 감사하다”며 “더 깊은 논의를 이어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피초 총리는 북러 간 군사협력을 우려하며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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