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등 유동성 공급과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 등 연이은 경기 부양책 효과로 중국 증시가 급등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경기 침체의 원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시장 침체를 해소하기 위한 후속 대책을 내놓고 4분기 경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연휴 직후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의 인하 가능성도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다.
30일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는 거래량이 2조 위안을 돌파하며 2015년 6월 15일 이후 최고 거래액을 경신했다. 개장 35분 만에 거래량이 1조 위안을 돌파하며 역대 가장 빨리 1조 위안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고 대량 주문이 몰리며 서버가 마비돼 거래가 지연되기도 했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8.48% 뛰면서 2008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도 각각 8.06%, 10.93% 뛰었다.
앞서 24일 중국 금융 당국이 정책금리 인하, 자본시장 활성화 등의 대책을 내놓자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며 중국 증시는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주일 전인 23일 2748.92로 마감한 상하이지수는 이날 장중 7% 넘게 급등하는 등 5거래일 만에 20% 넘게 오르며 3300포인트마저 뚫었다. 계좌 개설 수요가 몰리며 증권사들은 지난 주말에도 초과근무를 했을 정도다.
당국은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 경제 회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영통신 신화사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전날 시중은행에 10월 31일 이전까지 모기지 금리를 낮추라고 지시했다. 은행들은 모기지 금리를 LPR보다 0.3%포인트 이상 낮춰야 한다. 블룸버그는 평균 인하 폭을 0.5%포인트로 예상했다.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이 기존 대출자들의 금리를 신규 대출금리와 비슷한 수준까지 낮추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제일재경에 따르면 상하이시의 경우 2021년 7월 24일부터 2023년 12월 14일까지 이자율은 4.2%, 이후 올해 5월 27일까지는 3.75%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만약 모기지 금리가 3.4% 수준으로 줄어들 때 대출원금을 100만 위안(약 1억 8700만 원)으로 가정하면 원리금 균등 상환 시 월 이자 455.9위안, 총 16만 4100위안(약 3065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
주요 도시인 광저우·상하이·선전시도 주택 구매 제한을 일제히 완화했다. 광저우는 주택 구매 제한을 모두 철폐했다. 상하이시와 선전시는 1·2주택자를 대상으로 최저 계약금 비중을 각각 15%, 20%로 낮춘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예고한 대로 27일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췄고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1.7%에서 1.5%로 조정했다. 앞서 25일에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1년 만기 금리를 0.3%포인트 인하했다. MLF는 LPR 조정의 사전 조치로 이뤄지는 만큼 중국 최대 휴가인 국경절 연휴(10월 1~7일) 이후 LPR 인하도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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