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축구 대표팀 감독 선발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의혹과 관련해 “진상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지시했다. 얼마 전 국회 현안 질의에서 “정상적 절차를 거쳤다” “감독직 사퇴 의사가 없다”고 단언했던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은 과연 사령탑을 지킬 수 있을까.
윤 대통령은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감독 선발 과정에 대한 감사 결과를 보고받고 “축구협회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문체부가 여러 의혹에 대한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현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는 확실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대표는 대한민국 국민의 자부심이 돼야 한다”며 “특히 국민에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축구 대표팀의 사령탑인 감독 선발은 과정부터 공정하고 책임 있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공정한 절차를 거쳐 홍 감독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과 관련해 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유 장관의 보고 내용에는 감독 선발이 실제 규정대로 이행되지 않아 절차상 문제가 있었던 사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는 10월 2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브리핑을 통해 감사 결과를 중간 발표할 예정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치르고 있는 축구 대표팀은 10월 10일 오후 11시 요르단 원정, 15일 오후 8시 이라크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홍 감독은 이날 대통령 반응이 보도되기 전 A매치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억울한 부분이 있다. 국회에 가보니 내가 들었던 말들과 조금 다른 게 있더라. 축구협회에서 (선임 논의를 담은 회의록을) 전체적으로 공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곧 있을 문체부 감사 결과 발표에 대해서는 “문체부의 절차이므로 내가 말씀드릴 수는 없다. 내게 중요한 것은 10월 경기다. 경기를 어떻게 치르느냐가 지금 상황에서는 더 큰 이슈”라고 했다. 축구협회는 이날 윤 대통령의 지시와 관련해 “입장을 정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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