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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쓴 인천 상상플랫폼, 월 2만명 방문 '낙제점'

해양 복합 문화 관광시설 구상

곡물창고 리모델링해 7월 개관

갤러리 등 단조로운 공간 운영

"지역특색·메시지 안보여" 지적

'연 100만명' 목표 턱없이 미달

'예산 낭비' 정부 합동감사까지

상상플랫폼 전경. 사진제공=인천관광공사




인천 내항 1·8부두 개발의 핵심 사업 ‘상상플랫폼’이 출항 시작부터 침몰 위기다. 약 1000억 원의 재정을 투입해 대표적 시민공간으로 재탄생하리라 기대를 모은 이곳이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어서다. 민선 8기 인천시의 1호 공약사업인 제물포르네상스 사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리라는 기대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1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내항 1·8 부두에 위치한 상상플랫폼이 지난 7월 19일 개관했다. 시는 1978년 건립된 낡은 곡물창고 상상플랫폼을 리모델링해 인천 최대 규모의 해양복합문화관광시설로 만든다는 구상 하에 상상플랫폼 조성을 추진했다. 특히 민선 8기 인천시의 1호 공약사업인 제물포르네상스 성공 마중물 역할을 하리라는 기대도 품었다. 현재 민간영역인 사적공간에는 LG헬로비전에서 1, 2층 뮤지엄 전시장으로 운영하고, 월미하이랜드에서는 3~4층을 임대해 식음료 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하지만 초기 성적표는 낙제점이다. 기둥과 벽이 없는 단일공간으로는 장소적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현재 1층과 2층 전시장 3개 관에서 ‘뮤지엄엘 개관전’이 열리고 있다. 그런데 이곳을 시로부터 출자받은 인천관광공사는 평일 관람객 수조차 집계를 못하고 있다. 개관 이후 8월 여름 휴가철임에도 집계된 월 관람객은 2만~3만 명이 고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LG헬로비전에서 약속한 연간 100만 명 모집에 턱없이 부족한 실적이다.



식음료장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매출이 저조해 3층 일부 매장은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게다가 3~4층은 개장 초기, 외세의 국권 침탈 아픔이 있는 개항을 미화한 콘셉트로 구성하면서 역사 인식 문제점도 드러냈다. 바로 ‘조계(租界)’ 형태로 각 판매점을 구성한 내용이다. 조계 자체가 강대국들이 힘없는 조선을 윽박해 만든 치외법권지여서 ‘식민사관’과 관련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우성 전 인천시립박물관장은 서울경제신문과 전화인터뷰에서 “상상플랫폼이 제시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고, 인천 특유의 독자적인 문화도 읽을 수 없다”며 “상상플랫폼이 견실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인천만의 미래지향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상플랫폼의 운영 부실은 단조로운 사업 참여 주체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상플랫폼 건축면적은 축구장 4개에 가까운 2만2576㎡를 단 3개 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시민들이 제안한 영상테마파크, 가족위락시설, 식물원, 마켓, 호텔, 식음시설 등은 대부분 반영되지 않았다. 더욱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앵커 역할로 기대를 모은 청년창업과 중장년 일자리 지원공간은 인천관광공사가 들어서면서 사업에서 전부 배제됐다. 이 과정에서 수 십억 원이 예산이 낭비되기도 했다. 대부분 공적공간에 배치된 이 사업계획이 인천관광공사가 상상플랫폼으로 사옥을 옮기면서 모두 철거된 상태다. 당시 이 공간에 마련된 소공연장과 연회장은 상상플랫폼 내에서도 낙조 감상이 가능한 뛰어난 조망권을 갖고 있었다. 현재 이곳은 인천관광공사 대표이사 등 임원실로 사용하면서 공간 활용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런 예산 낭비 문제는 지난 23일부터 실시한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 등 정부 9개 부처의 합동감사에서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1, 2층 전시장에 대한 문제는 임대사업자 측에서 실감형콘텐츠로 새롭게 운영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공적공간의 상상플랫폼을 주도적으로 운영할 주체가 들어가야 하는 판단에 인천관광공사가 들어간 것으로 예산 낭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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