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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 서두르는 분위기 아니다"…'11월 빅컷' 기대 일축한 파월

■전미실물경제학회 연례 회의

"올 두번 내려 총 0.5%P 인하"

향후 통화정책 운신 폭 넓혀

시장도 빅컷 확률 53% → 36%

연내 0.75%P 인하 기대는 여전

제롬 파월(오른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0일(현지 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학회(NABE) 연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NABE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며 11월 0.25%포인트 인하를 시사했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또 다른 빅컷이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장의 기대감을 누르는 발언으로 연준이 0.25%포인트와 0.5%포인트 중 어느 쪽을 선택하든 시장이 놀라는 일이 없도록 정책적 운신의 폭을 넓혀두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30일(현지 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학회(NABE) 연례 회의에서 “현재 FOMC는 금리를 빨리 내리자고 서두르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경제가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아마도 올해 남은 두 번의 회의에서 각각 금리를 내려 연내 총 0.5%포인트를 인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9월 FOMC에서 제시한 점도표의 전망을 재확인한 발언이다. 연준은 앞서 점도표를 통해 연말 금리 전망치 중간 값을 4.4%로 제시했다. 올해 11월과 12월 두 차례의 회의가 남은 점을 고려하면 회의마다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의미한다.

시장은 최근 인플레이션 개선 추세가 지속되면서 연준이 고용 시장의 악화를 막기 위해 0.5%포인트를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 같은 전망과 관련해 “통화정책은 보다 중립적인 위치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면서도 “궁극적으로 연준은 지표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앞으로 통화정책의 초점이 고용 시장에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고용 시장은 견조하다”고 평가했지만 동시에 “지난 1년 동안 (인력 부족) 상황이 분명히 냉각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끝내기 위해 노동시장이 추가로 둔화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는 광범위하다”며 “최근 지표는 물가 상승률이 2%로 지속해서 둔화하고 있다는 추가적인 진전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2.2% 올라 2021년 2월(1.8%)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착륙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주요 과제로 “고통스러운 실업률 상승 없이 가격 안정을 회복하는 것”을 꼽은 그는 “이 임무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런 결과를 향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시장의 0.5%포인트 인하 전망은 감소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11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낮아질 확률은 전날 46.7%에서 현재 63.8%로 증가했다. 반면 0.5%포인트 인하 확률은 전날 53.3%에서 현재 36.2%로 떨어졌다.

다만 시장은 12월까지 연내 총인하 폭에 대한 전망은 굽히지 않고 있다. 선물 시장은 올 연말 기준금리가 4.0~4.25%로 현재보다 0.75%포인트 낮아질 확률을 47.9%로 가장 높게 봤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올해 두 번의 회의 중 한 번의 빅컷이 있을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인플레이션 둔화가 이어지고 연준이 고용 시장 악화를 우려하는 한 빠른 인하가 적절하다는 판단이 녹아 있다. 이에 뉴욕 증시는 이날 파월의 매파적 발언 이후 하락했다가 상승세를 회복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이날 0.42% 오르는 등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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