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7월 도입돼 ‘잠수함 사냥꾼’으로 불리며 세계 최강의 대잠전 능력을 과시하는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이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최초 공개됐다. 테러 발생 시 장병 대신 현장에 투입돼 시속 4㎞ 이상의 속도로 움직이며 적의 위협을 확인할 수 있는 대(對)테러 작전용 다족 보행 로봇 등 신무기들도 처음 공개돼 한국군의 위용을 과시했다. 올 기념식의 최대 관심사로 유사시 북한 지도부를 한 방에 섬멸할 군의 비밀 무기인 ‘초정밀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5’도 첫 선을 보였다. 탄두 중량 8톤은 세계 최대 수준으로 핵탄두를 탑재하지 않은 재래식 미사일이지만 전술핵 미사일에 버금가는 파괴력을 발휘한다.
‘강한 국군, 국민과 함께’를 주제로 내건 올해 국군의 날 행사는 1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시작됐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김용현 국방부 장관, 김명수 합동참모의장 등 정부·군 관계자들이 자리한 가운데 군 당국은 축구장 16개 크기의 서울공항 활주로에 최첨단 지상 전력을 빼곡히 배치하며 강군의 위용을 국민에게 알렸다. 국방부 관계자는 “본 행사에 5000여 명의 병력과 83종, 340여 대의 장비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 축사를 통해 전략사령부 창설을 언급하며 “우리 군의 첨단 재래식 능력과 미국의 확장 억제 능력을 통합하는 전략사령부를 창설하게 됐다”며 “앞으로 전략사령부는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든든하게 지키는 핵심 부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략사령부 부대기도 진영승 초대 전략사령관(공군 중장)에게 수여했다.
기념식에는 군의 최첨단 지상 전력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 군사 장비들이 대거 등장했다.
장비 부대의 분열에서 사단 정찰용 무인기(UAV), 무인수상정(USV), 무인잠수정(UUV) 등에 이어 지상 유도 무기 ‘현궁’, K9 자주포, 다연장 로켓 ‘천무’, K2 전차,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가 차례로 등장했다. 이후 한국형 3축 체계의 전력들이 대미를 장식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 처음으로 등장해 관람객의 박수를 받았다. 핵무기는 운용하지 못하지만 최대 57톤에 달하는 무장을 장착할 수 있다.
오후에는 병력 3000여 명과 장비 80여 대가 동원돼 서울 숭례문부터 광화문광장까지 시가 행진을 펼쳤다. 국군의 날 시가 행진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최됐다. 시가 행진에 앞서 세종대로에서 국군 의장대와 군악대·전통의장대의 공연 등 다채로운 식전 행사가 열렸고 호국 영웅 카퍼레이드와 국군 의장대 및 전통악대의 합동 공연도 선보였다.
바통을 이어 받은 국군 장병과 공중 및 지상의 첨단 군 장비들이 숭례문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했다. 고정익 편대비행, 장비부대와 도보부대의 시가행진도 차례로 진행됐다.
공중분열 시에는 한국형 경전투기 ‘FA-50’을 포함해 40여 대의 항공기들이 대규모 편대 비행을 선보이며 행사장 상공을 수놓았다. 지상을 행진하는 장비·도보 부대는 현존 최강의 공격헬기인 ‘AH-64E 아파치 가디언’ 편대가 400피트(약 120m) 상공에서 엄호했다.
장병들의 행진이 마무리된 이후 6·25전쟁 당시 9·28 서울수복에 앞장섰던 해병대 2사단 고(故) 박정모 소대장의 손녀와 해병대 2사단 소대장 등이 대형 태극기를 함께 맞잡아 들고 행진했다. 윤 대통령은 단상에서 이들이 들고 오는 대형 태극기를 향해 가슴에 손을 올려 경례했다. 이어 단상에서 내려와 대형 태극기를 앞에 두고 군 주요 인사와 대통령실 주요 참모, 호국 영웅 등 초청 인사들과 함께 광화문 월대까지 도보로 행진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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