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대규모로 발사했다.
이에 이스라엘이 이란에 재보복을 경고하면서 중동의 전쟁 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에서 "점령지(이스라엘) 중심부에 있는 중요한 군사·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다"고 밝혔다. 이어 미사일 발사가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압바스 닐포루샨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잇달아 폭사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미사일 약 180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이란 작전에 반응하면 더 압도적 공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7월 말 하니예가 자국에서 암살당한 뒤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으며 이후 이스라엘의 공세가 더 거세지자 2개월이 지난 이날 비로소 실행에 나섰다.
앞서 이날 새벽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헤즈볼라의 공격 기반을 겨냥해 레바논 남부에서 국지적 지상작전을 개시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30분께 이란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사실이 포착되자 이스라엘 전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을 울리고 방공호 대피령을 내렸다.
외신들은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과 텔아비브에서 폭발음이 연쇄적으로 들렸다고 보도했다.
대피령은 휴대전화로 전송됐고 국영 TV로 발표됐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 이착륙이 일시 중단됐고 요르단, 이라크 등 인접국도 영공을 폐쇄했다.
하가리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사일 상당수가 요격됐지만 이스라엘 중부와 남부에서 일부 타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미사일 발사에는 후과가 따를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보복) 계획이 있으며 시간과 장소를 선택해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이란 일부 언론에서는 미사일 80%가 표적에 명중했고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에 배치된 최신예 F-35 전투기 20대가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이란 유엔대표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란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테러 행위에 합법적이고 합리적이고 정당하게 대응했다"며 "역내 국가들은 시온주의자 정권과 결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이란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약 3시간 전 미국 백악관의 고위 당국자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