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올해 여름 역대급 무더위를 기록한 가운데 스위스 빙하가 평균 이상의 속도로 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빙하 연구단체 글래모스는 1일(현지 시간) 스위스 빙하가 올해 들어 2.5% 감소했다고 밝혔다. 빙하 전문가들은 올해 초 겨울에서 봄까지 이어진 풍부한 강설량 등에 최근 수 년간 가팔라진 빙하 손실이 둔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름철 무더위가 지속된 탓이다. 특히 더위가 절정이었던 8월에는 기록적인 수준의 빙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마티아스 후스 글래모스 이사는 “올해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스위스 빙하에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글래모스 보고서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에서 발생한 먼지 역시 올해 빙하가 녹는 속도를 가속한 요인으로 꼽혔다. 먼지로 인해 빙하 표면은 갈색 또는 장밋빛을 띠게 되는데 이 경우 햇빛을 대기로 반사하는 능력이 반감된다. 후스 이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게시한 사진에서 흙탕물이 사이사이로 스며든 빙하가 바위와 자갈이 튀어나올 정도로 녹아있는 모습이 담겼다.
알프스 빙하의 절반 이상은 최근 기온 상승률이 전 세계 평균의 2배를 기록하고 있는 스위스에 위치한다. 글래모스는 최악의 경우 스위스 빙하가 2100년까지 80% 이상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스위스 빙하는 최근 2년 사이 10%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작년에는 역대 최대 감소폭인 5.9%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4.4%의 빙하가 녹아내렸다. 빙하가 녹으면서 빙하 유역을 기준으로 나뉘었던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선까지 혼선을 빚고 있다. 스위스 정부는 양국 경계의 얼음 능선이 녹자 지난주 이탈리아와의 국경 일부분을 수정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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