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의 도로를 살펴보면 SUV, 그리고 SUV에서 파생된 크로스오버 모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실제 많은 브랜드들은 다양한 매력의 SUV, 크로스오버들을 선보이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아메리칸 프리미엄을 대표하는 캐딜락(Cadillac) 역시 다양한 XT 라인업, 그리고 브랜드를 대표해온 아이코닉 SUV, ‘에스컬레이드(Escalade)’의 꾸준한 개량을 통해 시장에서 더 많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또 경쟁하며 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다시 마주한 캐딜락 SUV 라인업의 아이콘, 에스컬레이드는 어떤 매력과 가치를 선사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에스컬레이드는 기본 사양이라고는 하지만 거대한 체격을 자랑하며, 캐딜락이 최근 강조하는 모터스포츠의 역량을 과시하는 ‘스포츠 플래티넘’ 트림이 적용되었다.
브랜드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에스컬레이드는 5,380mm의 전장과 각각 2,060mm와 1,945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춰 압도적인 체격을 과시한다. 여기에 3,071mm의 휠베이스는 물론이고 V8 엔진 및 각종 요소 덕에 2,785kg에 이르는 공차중량을 갖춰 ‘플래그십 SUV’의 존재감을 선명히 드러낸다.
모두의 시선을 끄는 에스컬레이드
최근 캐딜락은 브랜드의 전기차, 리릭(Lyriq)은 물론이고 셀레스틱(Celestiq) 등 다양한 ‘최신의 전동화 모델’을 선보이며 더욱 날렵하고 세련된 스타일링으로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캐딜락 고유의 명료함과 대담한 이미지’는 변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늘의 주인공, 에스컬레이드는 ‘최신의 디자인 기조’에 비한다면 ‘시간의 거리’는 다소 느껴지지만 고유의 명료함, 그리도 대담하고 압도적인 존재감은 ‘특유의 스케일’이라는 무기를 통해 더욱 화려하고 대담하게 드러낸다. 실제 도로 위에서 에스컬레이드는 여전히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높게 그려진 보닛 라인과 대담한 스포츠 플래티넘 트림의 그릴, 그리고 대담하게 연출된 헤드라이트 등은 물론이고 고유의 수직으로 그려진 라이팅 등이 ‘캐딜락’만의 존재감을 더욱 명확히 드러낸다. 여기에 모두가 곡선의 디자인을 외칠 때 여전히 예리한 직선의 연출이 특별함을 더한다.
측면에서는 에스컬레이드 및 GM의 풀사이즈 SUV 특유의 직선이 드러난다. 대신 이전보다 더욱 깔끔하면서도 정교하게 다듬어진 디테일이 시선을 끌고, 차체 곳곳에 더해진 검은색 디테일, 그리고 화려한 투-톤 디자인이 돋보이는 22인치 알로이 휠 등이 완성도를 더한다.
후면은 캐딜락 고유의 블레이드 타입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배치해 깔끔하면서도 ‘캐딜락 고유의 이미지’를 제시한다. 여기에 차체 양끝에 머플러 팁을 큼직히 배치해 퍼포먼스에 대한 자신감을 더한다. 단조롭지만 ‘플래그십 SUV’의 존재감을 피워내기엔 충분한 모습이다.
넉넉하고, 기술적인 플래그십 SUV의 공간
대담하고 압도적인 체격은 ‘외형의 매력’은 물론이고 ‘실내 공간의 매력’에서도 확실한 이점을 제시한다. 실제 에스컬레이드는 바디 온 프레임 구조에도 불구하고 이전보다 더욱 넉넉하고, 또 기술적으로 발전된 공간 가치를 선사한다.
최신의 캐딜락, 그리고 미국에서 발표된 ‘부분변경’ 모델의 경우 조수석까지 깔끔하게 다듬어진 디스플레이 패널을 제시하며 더욱 높은 매력을 선사하지만, 에스컬레이드에 담긴 38인치의 OLED 디스플레이 패널 및 각종 요소들은 차량의 기술 가치를 과시하기엔 충분한 모습이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가죽과 여러 소재의 적용, 정교한 연출 등이 만족감을 높이며, 캐딜락 특유의 호방함을 담아낸 ‘스티어링 휠’의 디테일 역시 만족감을 높인다. 이외에도 디지털 클러스터, 각종 버튼 및 다이얼 배치 역시 만족감을 높인다.
인포테인먼트 부분에는 38인치에 이르는디스플레이 패널의 각 영역을 활용해 다채로운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한다.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차량에 대한 다양한 기능 및 사양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우수한 그래픽 표현, 다채로운 기능이 만족감을 높인다.
여기에 기존 채용된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아닌 AKG 스튜디오 레퍼런스 사운드 시스템이 자리한다. 특히 36개의 스피커, 그리고 AKG의 정교한 조율이 더욱 매력적인 공간을 완성한다.
이전 세대의 에스컬레이드의 경우, 거대한 체격에도 불구하고 ‘바디 온 프레임’ 구조의 단점, 즉 ‘실내 공간의 협소함’이 제법 느껴졌다. 그러나 최신의 에스컬레이드는 더욱 쾌적한 공간, 그리고 정교하게 다듬어진 시트 및 각종 디테일 등이 운전자 및 탑승자의 만족감을 높인다.
실제 에스컬레이드의 1열 도어 안쪽에는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이 자리할 뿐 아니라 거대한 시트가 ‘탑승자의 체격’을 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도어 패널이나 손이 닿는 곳곳의 디테일과 헤드레스트의 스피커 등이 ‘프리미엄 브랜드의 존재감’을 더욱 선명히 드러낸다.
이어지는 2열 공간과 3열 공간 모두 성인 남성이 낮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2열 시트는 독립된 캡틴 시트를 더해 보다 안락하고 편안한 착좌감을 느낄 수 있으며, 1열 시트 뒤쪽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누릴 수 있어 ‘휴식 및 이동의 시간’을 더욱 풍부하게 누릴 수 있다.
또한 이전부터 ‘고민 요소’였던 3열 공간의 여유도 확실하다. 전체적인 공간이 확장되었으며 기본적인 시트의 크기도 우수할 뿐 아니라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여유롭다. 또 3열 탑승자를 위한 전용의 컵홀더, 충전 포트 등이 전체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여기에 적재 공간 역시 매력적이다. 3열 시트를 모두 사용하더라도 준수한 공간이 SUV의 매력을 더한다. 여기에 3열 시트를 접고, 또 2열 시트를 접을 때마다 넉넉한 공간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덕분에 에스컬레이드는 각종 레저 및 아웃도어 활동에서도 확실한 매력을 과시한다.
여전히 매력적인 V8 엔진의 존재
에스컬레이드의 파워트레인 구성은 말 그대로 ‘시대의 흐름’과 다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다운사이징 터보, 전동화 기술의 접목 없이 전통적인 V8 엔진의 레이아웃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거대한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426마력과 63.6kg.m의 토크를 낼 수 있는 V8 6.2L 에코텍3 엔진이 자리해 육중한 체격을 이끌고, 매력적인 사운드 및 ‘감성’을 예고한다. 여기에 GM 최신의 10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MRC(Magnetic Ride Control)의 도움을 받는 4WD 시스템이 주행 가치를 높인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에스컬레이드는 대담한 주행 성능은 물론이고 다양한 주행 환경에 능숙한 대응 능력을 갖췄다. 다만 주행 효율성 부분에서는 타협, 혹은 ‘양해’가 필요하다. 실제 공인 연비는 6.5km/L(복합 기준)이며 도심 및 고속 연비는 각각 5.0km/L, 7.8km/L다.
압도적인 존재감, 그리고 대담한 주행 감성
거대한 체격은 물론 한층 기술적인 매력을 과시하는 에스컬레이드를 충분히 둘러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이미 수 차례 경험했던 차량이라고는 하지만 특유의 거대한 스케일, 그리고 압도적인 존재감은 여전히 인상적이다.
넉넉한 공간, 그리고 큼직한 시트는 물론이고 높은 시트 포지션이 선사하는 쾌적한 시야 역시 인상적이다. 다만 그와 반대로 ‘비슷한 체격의 SUV’ 중 가장 공격적이고 안정적인 드라이빙 포지션은 ‘최근 캐딜락의 지향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시동과 함께 존재감을 드러내는 V8 엔진은 이어지는 주행의 시간에서도 확실한 매력을 자아낸다. 차량의 무게가 상당한 편이라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 시의 ‘출력 반응 및 움직임’ 등이 다소 둔하게 느껴지지만 속도가 더해지고, RPM이 높아질 수록 차량의 움직임에 활력과 ‘강렬함’이 더해진다.
2.8톤에 육박하는 거대한 SUV라고는 하지만 426마력, 그리고 63.6kg.m라는 토크는 무시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덕분에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고 있으면 어느새 맹렬히 달리는 거대한 ‘중전차’의 존재감을 만끽할 수 있다. 더불어 존재감을 과시하는 V8의 사운드 역시 더욱 풍성해지는 모습이다.
이러한 ‘감성적인 매력’은 물론이고 이후 이어지는 추월 가속, 고속 주행 등 어떤 주행 상황에서도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 없이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이끌 수 있기에 ‘에스컬레이드의 매력’은 더욱 크게 피어나는 모습이다.
V8 엔진에 합을 이룬 10단 자동 변속기는 말 그대로 매끄럽고 능숙한 모습이다. 과거 GM의 변속기들은 ‘능숙함’에 집중하면서도 그 반응 및 변속 속도, 그리고 체결감 등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최신의 GM 변속기들은 우수한 완성도로 만족감을 높인다.
실제 기본적인 변속 속도는 물론이고 변속 시 ‘강력한 힘’이 다시 전해질 때의 매끄러움 역시 만족스러워 주행 전반에 걸쳐 ‘변속기’에 대한 스트레스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여기에 언제든 적극적인 수동 변속도 가능해 ‘대담하고 선 굵은 주행’을 보장한다.
무릇 ‘플래그십’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있는 차량들은 스티어링 휠을 쥐고 있는 운전자보다는 2열에 자리를 잡은 VIP를 위한 성향을 강조한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에스컬레이드는 이러한 공식을 정면으로 반박하다.
실제 에스컬레이드가 제시하는 주행 경험은 통상의 플래그십 SUV, 플래그십 모델들과 비교를 한다면 2열의 승차감에 집중하기 보다는 ‘스티어링 휠을 쥐고 직접 주행을 이끌 수 있는 리더’에게 조금 더 적합한 구성, 그리고 주행 경험을 보장하는 차량이라 말할 수 있는 차량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에스컬레이드는 거대하고, 무거운 차량이지만 생각보다 직접 스티어링 휠을 쥐고, 차량을 이끌 때의 만족감이 상당한 차량이다. 크기, 물리적 한계만 인식한다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마음껏 달리고, 조향하기 좋은 차량이다.
조향 반응은 물론, 유턴 등 각종 동작에 있어 ‘체격 대비’ 움직임이 쾌적한 편이라 일상의 주행은 물론이고 보다 공격적인, 빠른 템포의 주행 상화에서도 확실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덕분에 ‘달리는 즐거움’을 더욱 선명히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주행 상황에 따라 최선의 하체 조율 능력을 가진 MRC 덕분에 더욱 선굵도 대담한 주행을 언제든 할 수 있다는 ‘확신’을 느낄 수 있다. 덕분에 일상 속 ‘순간의 일탈’ 혹은 ‘빠른 템포의 주행’의 매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점도 독특한 매력 중 하나인 셈이다.
더불어 4세대 에스컬레이드보다 한층 세련된 노면 대응 능력, 개선된 승차감 및 정숙성을 느낄 수 있다. 주도적인 주행 상황에서의 경험은 물론이고 2열 혹은 3열에서의 동승 경험 역시 충분히 만족스러운 순간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됐다.
다만 육중한, 거대한 체격의 SUV인 덕분에 브레이크의 반응, 그리고 제동 성향 자체가 ‘직관성’이 다소 낮고, 다소 여유로운 셋업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본격적인 주행’ 전, 이러한 성향을 충분히 적응하지 못한다면 ‘차량의 움직임’에서 위화감 등을 느낄 우려가 있을 것 같았다.
좋은점: 화려한 디자인, 개선된 공간의 가치, 그리고 매력적인 드라이빙
아쉬운점: 간혹 ‘단단함’이 도드라지는 시트
여전히 매력적인 SUV,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사실 에스컬레이드는 국내의 도로 환경, 그리고 국내 운전자들의 주행 성향과는 다소 거리가 먼 차량일지 모른다. 그렇기에 일부 아쉬운 부분이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에스컬레이드만이 줄 수 있는, 즉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이 선명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매력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캐딜락’이라는 브랜드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에스컬레이드를 찾을 수 밖에 없는 이들을 낳는 모습이다. 그렇게 에스컬레이드는 ‘자신의 길’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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