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기 전 뼈암을 앓고 있었다고 회고록을 통해 밝혔다. 특히 그동안 여왕이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세간의 추측이 난무했는데 존슨 전 총리가 왕실과의 암묵적인 규약을 깨고 이를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오는 10일 출간을 앞둔 존슨 전 총리의 회고록을 요약해 전했다. 존슨 전 총리는 “나는 그녀가 뼈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1년 이상 알고 있었다”라며 “의사들은 여왕이 언제든 급격한 쇠퇴에 빠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2세의 사인이 전직 고위 정부 관리에 의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왕의 사망진단서에는 사인이 단순히 ‘노후’로 적혀 있었다.
그는 또 총리로 역임할 당시 여왕이 머무는 스코틀랜드의 발모랄성을 방문했을 때를 회상하며 “도착하자마자 여왕의 개인 비서가 여름 동안 여왕의 건강 상태가 크게 악화됐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존슨 전 총리는 응접실에서 여왕과 마주하자마자 비서의 말을 단번에 이해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왕은 창백하고 더 구부정한 것 같았다”라며 “손과 손목에는 짙은 멍이 있었는데, 아마도 주사나 약물 투입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여왕의 마음은 질병으로 인해 전혀 손상되지 않았다”라며 “대화하는 도중 여왕은 분위기를 바꾸는 아름답고 위대하고 하얀 미소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버킹엄궁은 영국 왕실을 다룬 책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 존슨 전 총리가 회고록에서 언급한 내용의 사실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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