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30%대에 머물렀는데도 스코어는 60타다. 골프에서 퍼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데이비드 스킨스(잉글랜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총상금 760만 달러)에서 잘 보여줬다.
4일(한국 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CC(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스킨스는 보기 없이 버디만 12개를 잡아 12언더파 60타를 쳤다. 버디가 파(6개)보다 2배나 많았다. 2위 마이클 토르비욘슨(미국)에게 3타 앞선 선두. 10번 홀로 출발한 스킨스는 마지막 9번 홀(파4)에서 2.5m 조금 넘는 버디 퍼트가 왼쪽으로 흐르지만 않았어도 ‘꿈의 59타’를 작성할 수 있었다.
고개를 떨구며 안타까워했지만 스킨스는 네 홀 연속 버디만 두 차례 기록하는 등 충분히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페어웨이 안착률이 35.7%(5/14)에 그칠 만큼 티샷에서 애를 먹었는데도 전·후반 버디 6개씩을 뽑는 등 흔들림 없이 질주했다. 어프로치샷이 좋았고 특히 퍼트 수 21개가 말해주듯 기록적인 ‘짠물’ 퍼트로 그린을 지배한 덕분이다. 스킨스는 “실망스러운 마지막 퍼트만 빼면 꿈만 같은 날”이라고 했다.
올해 21개 출전 대회에서 컷 탈락이 열 번인 스킨스는 데뷔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 PGA 2부인 콘페리 투어에서는 2018년 임성재를 누르고 처음 우승하는 등 3승이 있지만 PGA 투어 우승은 아직 없다.
게리 우들런드(미국)가 8언더파 공동 3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2019년 US 오픈 우승자인 우들런드는 뇌종양이 발견돼 지난해 9월 수술을 받고 올 시즌 복귀했지만 톱10 성적이 없을 만큼 고전 중이었다. 막판 5연속 버디로 힘을 낸 이경훈이 4언더파 공동 37위이고 김성현은 1오버파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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