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북부 파라 주 테라산타 자치구에서 한 남성이 아나콘다와 목숨을 건 사투를 벌여 화제다. 현지 시간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 사건은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브라질 매체 G1 등 최근 보도에 따르면 사건 당시 남성 A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어린이들이 놀고 있는 강에서 아나콘다를 발견하고 "위험하니 쫓아내자"며 강으로 뛰어들었다.
공개된 영상에는 가슴까지 물에 잠긴 A씨의 왼팔에 아나콘다가 감겨있는 모습이 담겼다. 보트에 탄 한 남성이 A씨를 구하려 했지만 아나콘다의 힘이 너무 강해 쉽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오른손을 든 채 아나콘다의 머리를 물어 약 30초 후 아나콘다의 힘이 약해지자 그 틈을 타 탈출에 성공했다.
지역 보건당국에 따르면 A씨는 팔에 중상을 입었음에도 "아프지 않다"며 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의 상태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사건에 대해 생물학자 시드클레이 마토스는 "해당 아나콘다는 오히려 작은 개체로, 종의 특성상 남성을 공격했다기보다는 자기방어 차원에서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며 "남성이 뱀의 머리를 문 것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뱀에 물렸다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토스는 또 "아나콘다는 반수생 동물로 설치류를 먹기 때문에 입 안에 세균이 있다"며 "물린 부위를 씻고 소독하지 않으면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 정도 크기의 아나콘다라면 어린이들에게 위험을 끼칠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라며 "어린이들을 강에서 데리고 나오거나 아나콘다를 그대로 두는 등 다른 방법을 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나콘다는 세계 최대급 뱀 중 하나로, 암컷이 수컷보다 크며 체장 8m, 체중 200kg을 넘는 개체도 있다. 독은 없지만 먹이에 감겨 숨을 못 쉬게 한 뒤 통째로 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건 영상에는 "살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뜻이겠지", "아나콘다가 불쌍하다", "무서워 보인다", "카메라 돌리지 말고 남성을 도와야 했다" 등의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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