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망막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망막은 빛을 감지하고 사물을 인식하는 중요한 기관으로, 손상 시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망막질환자는 2013년 119만4176명에서 지난해 223만3174명으로 10년 사이 약 2배 증가했다. 특히 50세 미만 젊은 환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져, 10년간 5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망막학회는 실명 위험이 높은 4대 망막질환으로 망막박리, 당뇨망막병증, 망막정맥폐쇄, 황반변성을 지목했다. 이들 질환은 과거 고령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최근 젊은 층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어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젊은 층에서 자주 발생하는 응급 망막질환 중 하나인 망막박리는 안구 내벽에서 망막이 분리되는 현상을 말한다. 주요 원인으로는 고도근시가 꼽힌다. 근시가 진행되면 안구 구조가 변형되어 망막이 얇아지고 찢어지기 쉬워진다. 또한 활동량이 많은 10~20대의 경우 외상으로 인한 망막박리 위험도 높다.
당뇨 인구 증가도 망막질환 확산의 한 요인이다. 당뇨망막병증은 망막 혈관을 손상시켜 실명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유영주 김안과병원 망막센터장은 "시력 저하, 변시증, 비문증, 광시증 등의 증상이 있다면 당뇨망막병증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등 기저질환자들은 망막혈관 폐쇄 위험이 높다. 이는 혈관 순환장애로 인한 출혈과 부종을 유발하며, 시야 흐림이나 사물 왜곡 등의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의 망막질환 증가 원인으로 생활 습관 변화를 지목한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증가로 인한 안구 피로도 상승, 강한 자외선 노출, 당뇨나 고혈압 같은 대사질환 증가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유 센터장은 "망막은 한번 손상되면 재생이 불가능하고, 초기에는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다"며 "눈에 이상이 있다면 즉시 정밀 검진을 받고, 당뇨병 환자는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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