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진우포병종합군관학교를 찾아 “기동·기습전으로 적들을 격멸 소탕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북한 헌법 개정을 앞두고 남한을 위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한 달 만에 포병학교를 다시 찾아 졸업생들의 사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포병 교육 부문이 도달한 자랑스러운 높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낸 뒤 “작전 전투지대의 실정에 맞게 빨찌산 전법을 부단히 연마해 포병 교육의 질적 수준을 제고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측은 “멸적의 기상이 만장약된 포탄들이 연이어 목표를 타격했다”고 훈련 모습을 소개했다.
이번 훈련에 사용한 152㎜ 곡산포는 서해 NLL과 수도권을 위협하는 장사정포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영토 조항을 반영한 개헌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추정했다. 북한은 7일 최고인민회의를 열고 개헌에 나서는데 김 위원장은 올 1월 남한을 ‘적대적 두 국가’로 보고 △통일 삭제 △영토 규정 등을 담은 새 헌법을 주문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NLL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한편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북중 수교 75주년을 맞아 축전을 주고받았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조중(북중) 친선 협조 관계를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공고·발전시키기 위하여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축전에는 “전략적 소통·협조를 강화하고 우호 교류 협력을 심화할 용의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2019년 수교 70주년 양측의 축전보다 분량이 줄고 표현도 차분해졌다. 양국은 수교 75주년을 맞은 올해를 ‘북중(조중) 우호의 해’로 선포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하며 북중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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