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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복귀' 조건 의대생 휴학 승인…교과과정 6년→5년 단축 검토

[교육부 '의대 정상화 비상대책']

내년 1학기 미복귀땐 유급·제적

학습자료 공유 지원센터도 마련

이주호 "책임 있는 결정 해달라"

일부 "학생들만 더 자극" 우려도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안)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교육부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교육 당국이 조건부 휴학 승인을 허용하기로 했다. 동맹 휴학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내년에 복귀할 경우 대학이 의대생들의 휴학 신청을 받아줘도 된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서울대 의대가 집단 휴학을 승인한 후 다른 대학가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자 집단 휴학 확산 움직임 차단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동맹 휴학 불허라는 기본 원칙은 지키면서 학사 운영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지만 일각에서는 의대생들을 자극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안)’을 발표했다.

제한적 휴학 허용이 대책의 주요 골자다. 대학 설득에도 학생들이 2학기 내 복귀를 거부하고 휴학을 원할 경우 내년 1학기 개강에 맞춰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각 대학이 12월까지 휴학을 승인할 수 있다. 다만 각 대학은 △개별 학생 대상 복귀 재설득 △휴학 의사 재확인, 기존 휴학원 정정 통한 동맹 휴학 의사 없음을 확인 △휴학 사유·복귀 의사, 증빙 자료 검토를 거쳐야 한다.

정부는 또 휴학생들이 2025학년도에 복귀하면 학사 적응을 돕고 의료 역량 강화를 지원할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해달라고 대학에 권고했다.



대학본부와 의과대학이 협력해 고충 상담과 함께 속칭 ‘족보’로 불리는 학습 지원 자료를 공유·지원하는 ‘의대교육지원센터(가칭)’도 만든다. 이런 일련의 대책에도 복귀하지 않는 의대생들은 학칙을 엄격하게 적용해 유급·제적 조치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동맹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 중에 개인 사유 등으로 휴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휴학계를 낼지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이번 대책이 학사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대생 동맹 휴학이 재발하지 않도록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정부는 의료인 양성 관련 모집 단위의 경우 대학이 교육의 질과 여건 등을 고려해 휴학과 복학 규모를 관리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 시행령과 학칙을 개정하기로 했다.

우선 학기(학년도)별 교육 여건, 탄력적 교육 과정 운영, 대학 전체의 인적·물적 자원 활용 등을 고려한 ‘정원을 초과해 최대한 교육할 수 있는 학생 수’를 학칙에 반영하고 이 범위를 넘어서서 학사가 운영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또 2개 학기를 초과해서 연속적으로 휴학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을 학칙에 추가해 의료 인력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제고한다. 의료 인력 양성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대학과 협력해 교육 과정을 단축·탄력 운영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예컨대 현재 예과 2년, 본과 4년 등 총 6년인 교육 과정을 5년으로 줄여 올해 의정 갈등의 여파가 추후 배출될 의료 인력 수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보건복지부와 협력해 의사 국가시험, 전공의 선발 시기 유연화도 추진한다. 정부는 제도 개선안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구체화한 후 하반기 중 개정해 2025학년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이 부총리는 “학생들은 의대 정상화를 간절히 희망하는 환자와 모든 국민을 생각해 책임 있는 결정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교육부가 처음으로 휴학 승인 카드를 꺼냈지만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지방 의대 학장은 “교육부 대책에 대해 학장단 내에서도 수긍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학생들을 더 자극할 것 같다.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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