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변 아파트 시장에서 '한강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같은 단지 내에서도 전용면적이 작은 아파트가 더 큰 평형보다 고가에 거래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서울숲푸르지오 1차' 단지에서 전용 59㎡ 아파트가 지난달 2일 17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단지 내 전용 84㎡ 일부 세대보다 높은 가격이다. 해당 아파트는 118동 17층에 위치해 한강 조망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가격은 KB시세 일반가 대비 3억원 가량 높은 수준으로, 한강 조망이라는 단일 요인으로 큰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같은 단지 내 전용 59㎡ 중에서도 지난 6월 15일 110동 3층 매물이 11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 반 만에 5억원 이상의 가격 차이가 발생했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에서는 전용 84㎡가 지난 8월 2일 60억원에 거래되며, 같은 단지 내 더 큰 평형인 전용 101㎡의 최고가 57억원을 뛰어넘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세분화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한강뷰와 같은 한정된 자원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지역간 가격 양극화를 넘어 같은 단지 내에서도 더 세세한 단위로 가격이 분화되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추세는 2000년대 초반 한강 정비 이후 형성된 고가 아파트촌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에도 고층일수록 한강 조망이 좋다는 이유로 같은 동 내에서도 최대 25%의 가격 차이가 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화되어, 조망권에 따라 동일 평형 내에서도 큰 가격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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