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과대학생들의 휴학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한 가운데 전국 의대가 의대생 복귀 시한 설정에 나선다. 복귀와 휴학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의대생들이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개인적 사유로 휴학을 택할 경우 학칙에 근거해 판단하되 ‘가능하면 승인’이라는 정부 방침에 맞춰 최대한 수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7일 의대를 운영하는 40개 대학에 ‘각 대학별로 의대생 복귀 데드라인을 정해 학생들에게 전달해달라’는 취지의 내용 등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조건부 휴학을 허용하는 내용이 골자인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안)’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의대별로 학사 일정이 제각각이고 의대생 복귀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학생들에게 복귀휴학 판단을 서둘러 내릴 수 있게 해 학사 운영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개별적으로 복귀 시한을 설정하고 나면 각 대학은 우선 의대생 상담을 통한 복귀 설득에 나선다. 휴학 의사가 있는 의대생들은 기존 휴학원을 정정하고 관련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동맹휴학이 아니며 내년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야 한다.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도 학칙에 따른 휴학 사유를 소명하지 못하면 휴학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고등교육법상 휴학은 병역, 요양, 임신, 출산, 대학이 학칙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을 때 가능하다. 다만 교육부는 개인 휴학의 경우 최대한 승인해주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집안에 일이 있거나 경제적인 사유 등으로 신청해도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휴학 승인 권한은 대학에 있지만 대학 측도 학사 운영 파행을 막기 위해서는 휴학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만큼 개인 휴학 거부 사례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인 올해 의대생 복귀 규모와 미복귀로 인한 유급·제적 규모는 일러야 내년 2월 초에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대생들이 여전히 ‘증원 원점 재검토’만을 주장하고 있어 동맹휴학에 나선 의대생들의 마음이 돌아설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학생들도 여러 가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효과 여부를 조금 더 기다려 달라고 했다.
전날 의대 교육 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나온 의료 교육 부실화 우려 목소리에 대해서는 강제 사항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교육부 관계자는 “모든 대학이 (교육 과정) 5년 단축을 강압적으로 한다는 것이 아니라 대학이 선택적으로 그렇게 한다고 할 경우 지원해나가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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