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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보다 관대했던 구글, 되려 '미국판 인앱결제법'에 덜미


미국 법원이 구글 앱 장터 ‘플레이’의 외부 결제 허용과 타사 앱 장터 제공 등을 강제하고 나섰다. 에픽게임즈와 벌인 독점 소송 결과로 한국이 선제 도입한 ‘인앱결제 강제금지법’과 유사한 내용이 담겼다. 경쟁사 애플에 비해 독점성이 약했던 구글이 도리어 반독점법 수렁에 빠진 기묘한 결과다.

사진제공=구글




7일(현지 시간) 제임스 도나토 미 샌프란시스코 연장지방법원 판사는 구글과 에픽게임즈 간 소송 결과에 따른 ‘영구적 금지명령(Permanent injunction)’을 내렸다. 2020년부터 진행돼 지난 1월 에픽게임즈가 1심 승소한 ‘포트나이트’ 소송에 대해 구글이 따라야 할 사항을 구체화한 것이다.

법원은 구글플레이에서 다운받은 앱의 외부 결제와 타사 앱장터의 구글플레이 등록을 허용하도록 명령했다. 또 구글플레이에 독점적으로 앱을 출시하거나 경쟁 앱 장터를 만들지 않는 대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할 수 없도록 했다.

구글 입장에서는 외부 결제 허용이 가장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구글과 애플 등 스마트폰 운영체제(OS) 개발사는 플레이, 앱스토어 등 앱 장터를 통해 타사 앱을 제공하고, 사용자가 다운로드 받은 앱에서 결제할 때 15~30%의 수수료를 받아왔다. 외부 결제가 허용되면 개발사들이 구글을 우회할 수 있게 돼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구글은 앱스토어를 통한 앱 설치만을 강제하는 애플과 달리 플레이를 통하지 않은 앱 설치와 앱 장터 운영을 허용해왔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 기기 구입 시 플레이가 기본 앱 장터로 설치돼 있고, 경쟁 상대인 타 앱 장터가 플레이에 등록되지 않아 별도 웹페이지를 통해 설치 파일을 내려받아야 해 플레이가 안드로이드의 지배적인 앱 장터 지위를 누리고 있었다.

이번 판결로 금지당한 ‘리베이트’도 그간 경쟁 앱 장터 운영이 이뤄졌기에 따라온 결과다. 애플 기기에서는 앱스토어로만 앱 설치가 가능해 타 앱 장터가 없었고, ‘갑’인 애플은 앱 개발사에게 리베이트를 줄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그간 구글 안드로이드에서는 갤럭시 스토어, 원스토어 등 타 앱 장터를 통한 앱 설치가 가능했기에 구글플레이 입장에서는 인기앱이나 게임을 붙잡기 위한 ‘유인책’이 필요했고, 이 독점성을 유지하기 위한 리베이트가 반독점법을 어겼다는 판단을 받았다.

구글은 “법원에 보류 중인 변경 사항을 일시 중지하도록 요청하고 항소하겠다”며 즉각 반발했다. 구글은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이번 판결은 애플과 구글 안드로이드가 분명한 경쟁 관계라는 당연한 사실을 놓쳤다”며 “대부분 안드로이드 기기는 이미 두 개 이상 앱 장터가 설치돼 있는 상태로 출고되고 이는 아이폰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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