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제관계 안보전문지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가 발표해 화제가 된 보고서가 있다. ‘세계 누구든 미군을 막을 수 없게 만든 스텔스 무기 4종’(4 Stealth Weapons Have Made The U.S. Military Unstoppable)에 대한 분석이다.
과학자들은 레이더 전파에 보이지 않는 항공기를 만들자는 생각은 있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과학적 이해와 기술력의 부족 탓이었다. 물체 형태에 관한 레이더의 특성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게 결정적 요인이다.
특히 전자기 방사선을 이용해 지상과 공중, 바다 등에서 물체를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서도 평소 시야에서 무기를 숨기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울 것으로 과학자들은 판단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물리학자 표트르 우핌체프(Pyotr Ufimtsev)가 전자파, 즉 방사선파의 반사를 예측하는 논문을 여러 건 발표하면서 과학계의 생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다만 아쉽게도 옛 소련은 당시 그의 논문이 갖는 현대전에서의 중대성을 이해하지 못했고 학술적 의미로 많은 부분을 영어로 번역하면서 미국에게 스텔스 분야의 기술적 우위를 빼앗겼다.
덕분에 미국의 방산업체 록히드마틴社의 항공우주 엔지니어들은 이 논문의 번역물을 기반으로 항공기의 레이더 단면 축소에 대한 정확한 이론을 추론해 군 전투기에 스텔스 기능을 접목했다. 그 결과 세계 최초의 스텔스 공격기 ‘F-117A 나이트호크(Lockheed F-117 Nighthawk)’가 탄생했다.
이후 스텔스 기능은 미국이 실전 배치하는 모든 전술 항공기의 필수 성능이 됐고, 전 세계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스텔스 전쟁 무기가 됐다. 전 세계가 두려워하는 현존 최강의 미군 스텔스 공중전력은 크게 네 가지다.
세계 최초 배치된 스텔스 공격기 ‘F-117’
우선 전술 공격기 ‘F-117 나이트호크’다. 록히드社가 F-117 나이크호크를 위해 레이더 탐지를 회피 기능이 탑재된 스텔스 항공기 시제기 ‘해브 블루 프로젝트’ 계획을 이어받아 스텔스 기술을 기체 전체에 적용해 설계 및 개발됐다. 세계 최초로 실전 배치된 스텔스 공격기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물론 처음 운용하는 스텔스기인 F-117은 통상 ‘스텔스 전투기’로 지칭되는데, 잘못된 표현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F-117은 사실 공대공 능력이 없는 전술 폭격기다.
해브 블루 항공기는 공기역학적 성능보다 낮은 레이더 시그니처를 강조했다. 실제로 ‘F-16’을 위해 개발된 플라이 바이 와이어 기술(fly-by-wire)이 필요했다. 항공기의 제어 시스템으로 기계 제어가 아닌 전기 제어 신호에 의한 제어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스텔스 기능을 완성할 수 있다. 스텔스 기능을 장착한 F-117 나이트호크 전술 공격기는 최종적으로 60여 대가 제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군은 F-117 나이트호크의 존재를 처음에는 숨겼다. 그러다 1986년 7월 캘리포니아 베이커스필드(Bakersfield) 외곽에서 발생한 F-117 추락사고에서도 미국 공군은 이러한 사실을 은폐했지만, 대중의 관심을 높아지면서 미 공군은 1988년에 이 비행기의 존재를 확인했다.
F-117은 1989년 파나마 침공 당시 목표물을 폭격했던 전투기에 처음 출격했다. 이후에 바그다드 상공에서 야간 임무를 수행하며 ‘사막 폭풍 작전’을 수행하며 유명해졌다.
美공군, 2034년까지 ‘F-117’ 활용 계획
1990년대 이라크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작전에 참여했고, 1999년 코소보 상공과 2003년 이라크 자유 작전 당시 이라크 상공을 비행하며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스텔스 공격기의 위력을 과시했다. F-117은 2008년에 은퇴했다.
그러나 지난해, 공식 퇴역한 F-117이 앞으로 10년은 더 전 세계를 누비면 전장에서 활약 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 공군이 오는 2034년까지 일부 F-117을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F-117은 적의 스텔스기와 순항미사일을 대응하기 위한 미군 조종사를 훈련시키는데 사용되고 있다. 이를 위해 미 공군은 2024년부터 10년 간 F-117를 유지·보수하는데 참여할 방산업체를 찾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운용하는 3대 전략폭격기가 있다.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와 B-2 ‘스피릿’과 함께 핵무기를 운용하지 않지만 두 기종의 장점만 적용해 미군이 운용하는 전략폭격기 B-52보다 은밀하고 신속하며 전략폭격기 B-2의 3배 이상의 폭탄을 장착할 수 있는 B-1B ‘랜서’다.
이 가운데 1988년 노스롭社(Northrop Corporation)에 의해 처음 공개된 B-2 스피릿은 미국 최초의 스텔스 전략 폭격기이다. 꼬리 없는 디자인은 항공기의 레이더 시그니처(radar signatur)를 최소화해, 만약 핵 전쟁을 벌어지면 소련 방공망을 뚫을 수 있도록 특별히 제작한 것이다. 다만 냉전 종식으로 전체 주문 수량 132대 대신에 21대만 제조하는데 그쳤다.
1991년 걸프전 당시 F-117 나이트호크가 성공으로 재래식 정밀타격이 가능한 스텔스 항공기의 효용성을 증명하면서, B-2 편대를 개조해 재래식 임무에 투입했다. B-2는 B61 핵중력폭탄(nuclear gravity bombs)부터 재래식 합동직격탄(JDAM·Joint Directed Attack Munition), 3만 파운드의 거대한 대형관통폭탄(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격용 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는 게 최고의 강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B-2는 무게만 약 14톤에 달하는 초대형 벙커 버스터 스마트 폭탄 ‘GBU-57 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도 운용하는 게 가능하다. 2009년 6월 미 공군이 도입을 결정한 이 폭탄은 일반적인 지표면에서는 지하 60m, 콘크리트 표면은 8m까지 관통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지하에 있는 군사시설 파괴에 특히 효과적인 무기로 평가 받고 있다.
B-2는 1999년 코소보 상공에서 첫 투입됐다. 이후 ‘영속적 자유 작전’과 ‘이라크 자유 작전’ 수행에 동참했다. 특히 2011년 미국 대륙에서 날아온 3대의 B-2가 오디세이 새벽 작전(Operation Odyssey Dawn)에 투입돼 리비아 비행장을 대부분 파괴했다.
이를 위해 3대의 B-2 폭격기는 45발의 제이담(JDAM)을 싣고 지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8300㎞를 날아가 리비아에 공습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다시 한번 스텔스 전략폭격기의 위용을 과시했다. 당시 임무 수행 과정에서 B-2 전략폭격기들은 25시간을 넘게 비행했고, 이를 위해 4차례의 공중급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략 폭격기가 아닌 미국이 자랑하는 5세대 전투기가 있다. 운용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F-22는 F-117과 B-2 등 미 공군의 기존 스텔스기와 달리 스텔스기를 이용해 공대공 전투에 결정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전투기다. 실제 세계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는 F-15 ‘이글’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설계됐다.
2005년 12월 작전에 첫 투입된 F-22는 현존 전투기 가운데 세계 최고로 이른바 5세대 전투기에 선두주자로 꼽히는 전투기다. 동급으로 분류되는 F-35A ‘라이트닝’ 전투기도 있지만, 엔진이 한 개인 F-35A와 달리 F-22는 엔진이 두 개가 장착돼 작전반경과 속도 측면에서 F-35A를 능가한다. 또 F-35A가 영국과 일본, 한국 등 여러나라가 도입하고 있지만, F-22는 미국만 유일하게 운용할 만큼 미국에게 각별한 존재의 전투기다.
F-22는 1980년대 후반 첨단전술전투기(ATF·Advanced Tactical Fighter)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ATF는 기동성이 뛰어난 전투기형 플랫폼에 스텔스기를 탑재한 최초의 항공기라는 의미다.
여기에 F-22는 공대공 미사일이 중용한 두 가지 호우밍 장치(homing mechanisms)인 최소 레이더와 적외선 시그니처를 제공하도록 설계돼 성능 면에서는 현존하는 모든 전투기 가운데 최고다.
뿐만 아니라 F-22가 최초이자 최고의 전투기로 불리는 ‘3S’라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3S는 Stealth(스텔스), Speed(속도), 그리고 Sensor fusion(센서통합) 기능이다. 5세대 전투기가 가져야 할 최고의 덕목을 최초로 유일하게 완벽하게 장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성능에 대해 제작사인 록히드 마틴社도 U-2나 SR-71 등 고고도에서 또는 고속으로 적의 탐지와 공격을 회피하는 정찰기들을 제1세대 스텔스로 구분하고, F-117A 나이트 호크와 B-2A 스피릿 등 야간 공대지능력을 갖는 기체는 제2세대 스텔스로 나눈다. 이에 반해 F-22A 랩터는 가장 뛰어난 제3세대 스텔스로 분류하고 있다.
당초 F-15A와 F-15C를 대체할 750대의 F-22를 주문할 계획이지만, 예산 문제로 미 공군은 183대의 항공기를 발주하는데 그쳤다.
미군이 운용하는 비밀 병기는 공중 전략 말고도 해상 전력도 있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 지휘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원자력 추진으로 기동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전략핵잠수함이다. 전 세계적으로 5개국만 전략핵잠수함을 운용할 정도다.
미 해군이 운용 중인 오하이오급 잠수함은 현존 전략핵잠수함을 대표하는 함정이다. 실제로 오하이오급 잠수함은 전략핵잠수함 가운데 가장 많은 함정이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특히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잠수함에 위력과 관련해, 경쟁 관계에 있는 러시아의 잠수함과 잠수함 탐지 시스템에 의해 한 번도 탐지된 적이 없다는 얘기가 회자될 만큼 현존 최강이다.
1만8450톤의 오하이오 잠수함은 미국이 구축한 잠수함 중 가장 큰 규모다. 스텔스 기능을 갖추게 하는 외형도 특징이다. 원통형 물고기 모양의 선체가 있어 소음을 최소화하면서 빠르게 움직이는 게 가능하다. 돛 뒤쪽에 두 줄로 늘어선 핵미사일 사일로는 유량 소음을 줄이기 위해 선체와 수평을 이루게 설계됐다. 또 조용한 작동을 위해 한 개의 증기 터빈 아닌 두 개를 탑재했다.
오하이오급(1만8750t급) SSBN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용 저위력 전술핵탄두 ‘W76-2’를 탑재하고 있다. 사거리 1만2000㎞ 이상의 SLBM인 ‘트라이던트-Ⅱ D5’에 W76-2가 장착된다. W76-2는 기존 W76(90kt)을 5~7kt 수준으로 줄인 저위력 핵탄두다. 이 핵탄두는 SLBM 탄두부에 들어가는 Mk4A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체에 내장된다. Mk4A에는 W76-2를 최대 8발까지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슈퍼신관을 사용해 중국과 북한 등 지하 핵과 미사일 시설, 전쟁지휘부를 파괴할 ‘핵 벙커버스터’'로 사용할 수 있다. 1만㎞가 넘는 거리에서 W76-2가 장착된 SLBM을 발사해도 오차가 90m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도가 높다. 위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보다 1000 배 이상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의 전략략핵 잠수함은 14척 건조돼, 8척이 태평양 함대에 배치돼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 해군은 오하이오급 SSBN을 대체하는 2만810t급의 컬럼비아급 SSBN을 2031년까지 12척 확보할 예정이다. 이 신형 핵잠수함은 ‘트라이던트-Ⅱ D5’를 14~16발 탑재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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