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에서 발생한 하자가 124만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자들의 부실시공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만 40만건의 하자가 대량 발견되며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LH가 전반적인 관리 감독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전용기 민주당 의원실이 8일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 6월까지 4년 반 동안 LH아파트에서 발생한 하자 건수는 총 123만9490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7176건이었던 아파트 하자는 2021년 25만4470건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이는 천정이나 벽체 누수 같은 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중대하자’ 뿐 아니라 마감재 부실, 창호 틈새 과다 등 ‘일반하자’까지 모두 반영하도록 주택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2022년 집계된 아파트 하자는 24만8430건으로 전년 대비 줄었지만 2023년 32만9980건, 2024년 40만4900건으로 다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40만건을 훌쩍 넘기며 지난 한 해보다 이미 22.7% 늘었다. 하반기 발생 건수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훨씬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하자 건수가 급증한 것을 두고 LH는 시공능력 하위권 건설사의 참여 증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인한 건설사·하도급 업체 경영난 가중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하자 발생률 상위권에 포함된 시공사를 보면 진흥기업(41위), 케이알산업(55위) 등 국토부가 공시한 시공능력평가순위에서 중위권에 있는 건설사가 다수 포함됐다.
진흥기업이 시공에 참여한 경기 파주 소재 아파트에선 한 집 당 평균 33.92건의 하자가 발생했다. 케이알산업의 경우 경기 의왕에서 호당 26.60건, 경기 파주에서 호당 18.35건의 하자가 각각 발견됐다. 한편 시공능력순위 6위의 지에스건설과 19위 코오롱글로벌 등 일부 상위권 건설사들도 아파트 하자 발생 순위권에 포함됐다.
전 의원은 “LH가 건설하는 아파트에서 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은 국민 주거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국토교통부와 LH는 대대적인 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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