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가 시작 첫날부터 증인 채택 등을 두고 삐걱였다. 국민의힘 측은 야당이 신청한 증인과 참고인들만 채택됐다며 반발했고, 더불어민주당 측은 핵심 증인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8일 행안위에 따르면 서울시 등 주요 광역지자체와 경찰청 등의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행안위 2주차 국정감사와 관련해 총 29명의 증인과 4명의 참고인이 채택됐다. 증인과 참고인들은 모두 야당 측에서 요구한 인원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증인으로는 세관 마약수사 무마의혹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백해룡 경정(화곡지구대장)과 이태원 참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희영 용산구청장,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을 수사하고 있는 양천경찰서장 등이 있다.
여당은 채택된 증인들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상식 민주당 의원이 피의사실 유포 및 미체포 피의자 수갑 착용과 관련해 질의하겠다며 신청해 채택된 용인동부경찰서장과 지능범죄수사팀 소속 경찰관들이 그 대상이다.
행안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의원이 본인의 선거법위반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서장과 실무자들을 증인으로 소환 요청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경찰의 수사를 무력화하고 압박하긴 위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낯뜨거운 보복 증인 신청”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 의원은 수사 과정에서 중대한 불법이 있었고, 이미 기소됐기 때문에 증인 채택이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앞서 지난 8월 용인동부경찰서는 이 의원을 재산 축소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총선 출마 당시 재산을 5억 원으로 신고한 뒤 재차 3억5000만 원으로 수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 측은 류희림 방심위원장을 수사하고 있는 양천경찰서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과 관련해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상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증인은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요청한 증인은 단 한 명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지난 5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 경찰에 입건된 문다혜 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거부당한 것이다. 또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북송금 관련 공문 무단 유출 의혹 △코나아이 선수금 불법운영 의혹 △백현동 용도변경 관련 허위진술 유도혐의 △법인카드 사적유용 부실수사 의혹과 관련한 증인들도 채택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 측은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과 관련해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의 김태영·이승만 대표가 이날 국감에 불참한 것과 관련해 동행명령장 발부를 단독으로 의결하며 실력을 행사했다. 여당 측이 이에 반발하며 회의장을 퇴장하자 윤건영 의원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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