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창경궁과 종묘를 잇는 연결통로가 개방된다. 일제가 도로를 만들면서 중간을 끊은 이후 90여년만에 상설 개방되는 셈이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2024 가을 궁중문화축전’이 시작되는 10월 9일부터 관람객의 접근성과 편의 향상을 위해 창경궁과 종묘 사이에 위치한 율곡로 궁궐 담장길 쪽 출입문(창경궁 남쪽 율곡로 출입문, 종묘 북신문)을 각각 개방한다고 8일 밝혔다.
이렇게 개방하면 종묘와 창덕궁에서 각각 다른 편으로 곧바로 이동해 연결 관람이 가능하게 된다. 또 율곡로 쪽 출입구를 통해 창경궁이나 종묘로 이동도 가능하다.
조선시대 종묘와 동궐인 창덕궁·창경궁은 원래는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숲으로 이어져 있었지만, 1932년 일제가 창경궁과 종묘 사이에 종묘 관통도로(현 율곡로)를 만들며 창경궁과 종묘를 갈라놓았고 해방 후에도 그런 상태가 유지됐다.
2010년 들어서야 서울시는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을 진행하면서 2022년까지 기존 율곡로는 지하화하고 그 위에 산책로를 조성해 율곡로의 궁궐 담장길을 개방했다. 이후 다시 2년여에 걸쳐 국가유산청이 경사가 가파르던 창경궁 율곡로 출입문 구간에 무장애시설 설치 공사를 마치고 안전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게 되면서 이번에 출입문을 통해 서로 드나들 수 있게 됐다.
창경궁 율곡로 출입문과 종묘 북신문은 종묘의 역사성과 현재의 상이한 두 곳 관람제도를 고려해 2024 가을 궁중문화축전 기간인 9~13일은 매일 특별 개방되며, 이후에는 매주 토·일요일, 공휴일,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개방된다.
창경궁·종묘의 율곡로 구간 출입문 개방을 기념해 9일부터 궁능유적본부 인스타그램에서 온라인 행사도 진행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