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상장된 중국 상장지수펀드(ETF)에 최근 한 주간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 정부가 잇따라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면서 중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에서 이달 4일까지 일주일 간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는 ETF에 59억 6000만 달러가 유입됐다. 주간 단위로 볼 때 최근 1년 간 가장 많은 자금 유입이다. 특히 이 중 중국·홍콩 ETF의 자금 유입이 57억 1000만 달러에 달했고 상위 5개 ETF 상품에 49억 달러가 몰렸다. 현재 기록상 가장 많은 수치라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상품별로 보면 ‘아이셰어즈 중국 대형주 ETF’에 35억 달러의 자금이 들어왔고 ‘크레인셰어즈 CSI 중국 인터넷 펀드’에 14억 달러의 투자금이 유입됐다. 이 밖에도 중국 증시 지수에 3배 수익을 추구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FTSE 차이나 불 3배 쉐이즈’의 한 주 유입금도 8억 100만 달러에 달했다.
중국 ETF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글로벌 금융투자 시장에서 중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성장률 5% 사수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대규모 경기부양책들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중국 증시는 강세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도 중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장 초반 중국 본토 증시는 큰 상승세를 나타냈다. 중국 대표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현지 시간 오전 9시 4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5.47%의 상승을 기록했다.
대형투자기관들도 중국 시장에 대한 시각을 바꾸는 분위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골드만삭스가 중국 증시에 대해 ‘비중 확대’로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한 가운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HSBC 등도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는 “블랙록은 선진국 대비 중국의 저평가를 언급하고 일본에 대한 가중치를 줄였다”면서 “외국인들은 ‘넥스트 차이나’로 지목되던 인도 주식에서 3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유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긍정론이 과하다는 평가도 상당하다. 많은 투자기관들은 여전히 중국 증시에 비관적인 관측을 제시하는 상태다. 중국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ETF에도 자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디렉시온 데일리 FTSE 차이나 베어 3배 쉐어즈’에는 최근 2억 800만 달러의 유입을 유치했는데 이는 기록상 가장 큰 주간 유입이라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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