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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북 오른 '세계 최장 복역' 日사형수 58년 만에 무죄 확정

日 검찰, 재심 '무죄' 판결에 항소 포기

1966년 살인 사건 범인 몰려 사형 판결

재심 법원 "수사기관이 증거 조작" 판단

9월 29일 일본 시즈오카현 시즈오카시에서 하카마다 이와오(왼쪽)씨가 마이크를 잡고 법원의 무죄 판결에 대한 심경을 밝히고 있다. 지지통신연합뉴스




48년에 걸친 수감 생활로 기네스북에 ‘세계 최장 기간 수감 사형수’ 기록을 남겨 세계적으로 주목 받은 일본의 사형수가 사건 발생 58년 만에 무죄가 확정됐다.

8일 교도통신·아사히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네모토 나오미 일본 검찰총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강도살인죄로 사형이 확정됐던 전직 프로복서 하카마다 이와오(88)씨에 대한 지난달 재심 재판의 무죄 선고에 항소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우네모토 총장은 하카마다씨에 대해 "결과적으로 상당히 오랫동안 법적 지위가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며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검찰이 항소하더라도 무죄 판결을 뒤집는 것이 곤란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일본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형수가 재심을 거쳐 무죄가 확정된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이전 사례 4건도 검찰이 모두 항소하지 않았다.



하카마다씨의 누나인 하카마다 히데코씨는 검찰 담화 발표 후 취재진에 "드디어 일단락됐다는 기분이 든다"고 기쁜 마음을 나타냈다.

앞서 시즈오카지방재판소는 지난달 26일 검찰이 작성한 하카마다 씨 자백 조서와 증거로 제시한 의류 5점 등이 날조됐다고 인정하면서 "여기까지 긴 시간이 걸린 데 대해 법원으로서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카마다씨는 1966년 자신이 일하던 혼슈 중부 시즈오카현 된장 공장에서 일가족 4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무죄를 주장했으나 1968년 1심 법원이 사형을 선고했고 1980년 한국 대법원에 해당하는 최고재판소가 사형 판결을 확정했다.

이후 두 차례 재심 청구 끝에 시즈오카지방재판소가 2014년 증거 조작 의혹이 있다는 이유로 재심 개시를 결정해 하카마다 씨는 일단 그해 석방돼 48년에 걸친 수감 생활에서 벗어났다. 수감 생활 중이던 2010년 기준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 수감된 사형수로 등재됐다.

재심에서도 사건 발생 시점에서 약 1년 2개월이 지난 뒤 범행 현장 인근에서 발견된 의류 5점에 대한 판단이 최대 쟁점이 됐다. 검찰은 해당 의류를 하카마다씨가 입었고, 발견 당시 선명한 붉은 색 혈흔이 묻어 있었다는 이유로 범행 증거로 삼았다. 그러나 하카마다씨의 변호인 측은 의류 실험 및 전문가 감정 결과를 근거로 “혈흔은 1년이 지나면 붉은 색이 사라진다”며 붉은 색 혈흔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의류는 수사기관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결국 재심 재판부는 하카마다씨 측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달 26일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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