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 시간) 중동 지역 확전이 석유제품 가격을 밀어올리고 투자와 고용 등을 위축시킬 수 있으며, 특히 수입 석유에 의존하는 아프리카 후진국에서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경제학자이자 하버드대 교수인 케네스 로고프는 “중동 전쟁이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 북한의 도발 위험에 이르기까지 이미 예측할 수 없는 힘으로 뒤얽힌 세계경제에 엄청난 변수를 추가했다”며 “세계는 냉전 이후 가장 불안정한 상태로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금융 컨설팅 업체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나선 상황에서 오일쇼크가 물가 상승을 촉발하면 글로벌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일쇼크발 물가 상승의 고통은 잠비아·모잠비크·탄자니아·앙골라 등 부채와 싸우고 있는 저소득 국가에서 두드러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석유 소비의 약 4분의 3을 수입에 의존하는 중국도 중동 전쟁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다. NYT는 유럽이 특히 취약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에너지 공급이 제한되며 한 차례 어려움을 겪었는데 중동 전쟁으로 석유 가격이 급등하면 또다시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선임연구원 제이컵 기르케가드는 “유럽은 결국 스태그플레이션을 겪게 될 것”이라며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강화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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