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상반기에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에서 40만 건 넘는 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입주민들의 부실 시공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LH가 전반적인 관리 감독에 소홀하다는 비판에 힘이 실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8일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4년 반 동안 LH아파트에서 발생한 하자 건수는 총 123만 9490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7176건이던 아파트 하자는 2021년 25만 4470건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이는 천정이나 벽체 누수 같은 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중대 하자’뿐 아니라 마감재 부실, 창호 틈새 과다 등 ‘일반 하자’까지 모두 반영하도록 주택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2022년 집계된 LH 아파트 하자는 24만 8430건으로 전년 대비 줄었지만 지난해 32만 9980건으로 증가하더니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40만 4900건으로 급증했다. 올 상반기에 LH 아파트의 하자 건수가 지난해 한 해보다 이미 22.7%나 많은 셈이다. 하반기에 발생할 하자 건수까지 더하면 LH 아파트의 부실 시공 규모는 훨씬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하자 건수가 급증한 것을 두고 LH는 시공 능력 하위권 건설사의 참여 증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에 따른 건설사·하도급 업체 경영난 가중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하자 발생률 상위권에 포함된 LH의 시공사를 보면 진흥기업(002780)(41위), 케이알산업(55위) 등 국토부가 공시한 시공 능력 평가 순위에서 중위권에 있는 건설사가 다수 포함됐다.
진흥기업이 시공에 참여한 경기 파주 소재 아파트에서는 한 가구당 평균 33.9건의 하자가 발생했다. 케이알산업의 경우 경기 의왕에서 가구당 26.6건, 경기 파주에서 가구당 18.35건의 하자가 각각 발견됐다. 한편 시공 능력 순위 6위의 GS건설(006360)과 19위 코오롱글로벌 등 일부 상위권 건설사들도 아파트 하자 발생 순위권에 포함됐다.
전 의원은 “LH가 건설하는 아파트에서 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은 국민 주거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국토교통부와 LH는 대대적인 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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