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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을 위한, 그리고 더욱 먼 여정을 위한 페라리 - 페라리 푸로산게[별별시승]

한층 여유로운 체격, 그리고 여전한 페라리의 퍼포먼스

SUV가 아닌 '4인승 페라리'라는 독특한 DNA를 과시해

페라리 푸로산게. 김학수 기자




이탈리아 스포츠카를 대표하는 브랜드이자 ‘드라이빙’에 대한 욕심과 열정으로 가득한 브랜드, 페라리(Ferrari)가 ‘네 명을 위한 페라리’라는 표현과 함께 푸로산게(Purosangue)를 공개했을 때에는 모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결국 페라리도 SUV’를 만들었다는 반응도 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비슷한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그래도 무언가 다른 것, 혹은 ‘특별함’이 있을 거라는 기대에 ‘타봐야 알 것 같다’는 생각 역시 떠오른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강원도 인제에서 푸로산게를 마주했다.

페라리 푸로산게. 김학수 기자


네 명을 위한 최적의 패키징

역사를 돌이켜 보면 페라리는 사실 과거부터 4인승 모델을 나름 꾸준히 생산해왔고, 푸로산게 이전에도 이미 FF 등 네 명을 위한 페라리를 선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푸로산게’는 지금까지의 4인승 페라리 중 가장 ‘본질적인 4인승’ 패키징을 갖고 있다.

혹자는 푸로산게를 보며 SUV로 분류하겠지만, 개인적인 감상은 ‘크로스오버 모델’이라는 생각이 든다. SUV 기반의 크로스오버가 아닌 스포츠카, 혹은 승용 모델의 지상고를 높이고 클래딩 가드를 두른 ‘올로드(All-Road)’ 계열의 크로스오버라는 생각이 든다.

페라리 푸로산게. 김학수 기자


이러한 구조를 떠나 푸로산게는 최신의 페라리 디자인을 너무나 선명히 드러냈고, 나아가 네 명을 위한 공간을 구현하려는 노력을 담았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우수한 디자인과 함께 ‘공기역학’의 이점도 살려, 누가보더라도 ‘날렵한 페라리’임을 느낄 수 있다.

사실 푸로산게를 보며 ‘어떤 튜너는 이 차량을 오프로더로 바꿀지 모르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실 푸로산게의 모습과 그 감성은 여전히 깔끔히 정리된 아스팔트 위에서의 질주를 전제로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체격 대비 가벼운 무게’ 역시 힘을 더한다.

페라리 푸로산게


만족스러운 공간, 다채로운 기능

푸로산게는 페라리 4인승 차량에 전례 없는 탑승 공간과 안락함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페라리의 역동성’을 그대로 계승해야 한다는 무척 어려운 과제를 마주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다. 실제 푸로산게의 실내 공간은 우아함과 역동성이 절묘한 존화를 이룬다. 특히 현대적인 디자인은 페라리의 시그니처 GT 스포츠카가 추구해 온 미학 아래, 지털화 된 요소들과 가죽 및 정교한 연출이 눈길을 근다.

페라리 푸로산게


실내 공간 역시 네 명을 위한 페라리라는 것이 선명히 드러난다. 사실 페라리는 늘 ‘운전자’를 위한 최적의 패키징 구현에 집중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푸로산게는 1열 공간에 이어 2열 공간에서도 매력을 더한다.

특히 2열 공간은 기본적인 공간, 그리고 시트의 크기는 물론이고 헤드룸, 어깨 공간 등 ‘전체적인 거주성’을 확보했다. 덕분에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아닌, 친구들과 함께 여정을 떠나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페라리 푸로산게. 김학수 기자


여기에 비교적 넉넉한 적재 공간이 마련된다. 또 일반적인 승용 차량과 같이 2열 시트의 폴딩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생각보다 넉넉한 공간을 보다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어 ‘푸로산게’의 독특함에 힘을 더한다.

페라리 푸로산게. 김학수 기자


V12 심장을 품은 네 명을 위한 페라리

푸로산게의 육중한 체격을 이끄는 파워트레인에는 ‘페라리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V12 엔진이 중심을 잡는다.

최신 12기통 아키텍처, 즉 65°의 실린더 뱅크각, 6.5L의 규격을 유지하면서도 더욱 특별하고 강렬한 성능을 구현한 파워 유닛을 갖췄다. 이를 통해 최고 출력 725마력(cv)를 자랑하며 73.0kg.m에 이르는 풍부한 토크를 자랑한다.

이외에도 여기에 8단 F1 변속기와 안정적인 출력 배분을 돕는 구동 시스템, 그리고 특별한 매력을 누릴 수 있도록 제작된 전용의 배기 시스템 등이 더해져 더욱 특별하면서도 강력하고, 그리고 편안한 주행을 보장한다.



페라리 푸로산게


일상부터 트랙까지, 모든 순간에 빛나다

과거, 고출력, 대배기량 엔진은 말 그대로 ‘상냥함’과 다소 거리가 멀었다. 엑셀 페달 조작에 급작스럽게 터져나오는 출력은 운전자는 물론이고 동승자를 당황하게 만들었고, 쉽게 다루기 어려운 차량과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시대는 달라졌고, 기술을 발달했다. 네 명을 위한, 그리고 더 많은 시간, 더욱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달릴 수 있도록 개발된 푸로산게는 모두를 위한 ‘여유’라는 것을 주행 내내 견실하게 이어가며, 가치를 더하는 모습이다.

페라리 푸로산게


실제 푸로산게는 단순히 수치만 본다면 어지간한 고성능 차량, 스포츠카를 압도하는 모습이지만 그 거동은 쾌적하고 편안한 모습이다. 실제 주행 내내 출력을 다루는 것은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실제 낮은 RPM을 꾸준히 이어가며 일상적인 주행, 그리고 효율성을 신경써야 하는 환경에 능숙한 모습을 자랑한다.

물론 언제든 강력한 성능을 너무나 손쉽게 끌어낼 수 있다. 엑셀 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으면 곧바로 폭발적인 토크감, 그리고 매섭게 상승하는 RPM이 꽤나 큰 체격의 푸로산게를 거침 없이 몰아세우며 ‘페라리의 혈통’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참고로 푸로산게의 운동성능은 압도적이다. 정지 상태에서 3.3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으며 200km/h까지도 10.6초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여기에 최신 버전의 차량 동역학 제어 시스템이 더해져 특별함을 강조한다. 또한 ‘사운드’ 역시 V12 엔진의 가치를 더한다.

페라리 푸로산게


푸로산게의 변속기는 말 그대로 능수능란한 모습, 모든 주행 상황에 너무나 쾌적한 주행 경험을 보장한다. 특히 일상적인 주행은 되려 ‘직결감’을 떨어 뜨리는 것 같을 정도다.

물론 주행의 템포를 끌어 올리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페라리의 다른 고성능 스포츠카, 그리고 트랙 주행을 염두한 차량과 비교할 때에도 부족함이 없는 페라리 F1 변속기의 완벽한 반응 및 작동성이 ‘주행의 즐거움’을 완성한다.

페라리 푸로산게


푸로산게의 주행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 즉 네 명을 위한 페라리가 부득이하게 품고 있는 ‘큰 체격’ 그리고 꽤나 무거운 체중이 과연 ‘실제 주행’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푸로산게’는 적어도 공도 위에서는 일반적인 페라리와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조금 더 높은 차량이라 ‘물리적인 움직임’ 큰 편이지만 운전자에게 부담을 주거나, 걱정을 더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실제 주행 내내 여유롭고 넉넉했다.

꽤나 큰 체격의 페라리,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는 패키징이지만 푸로산게는 운전자에게 ‘편하게, 자신 있게 해!’라는 말을 건네는 것 같다. 실제 스티어링 휠을 조향하고, 차량을 이끌면 그대로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며, 편안함 역시 꾸준히 이어간다.

페라리 푸로산게


모두를 위한 승차감도 훌륭하다. 주행 환경 상 노면의 자잘한 변화가 많았는데, 생각보다 우수한 승차감이 연이어 펼쳐졌다. 덕분에 ‘푸로산게’의 형태에 대한, 정의에 대한 논란은 계속 이어질지 모르지만 ‘차량의 가치’에 대해서는 의문이 없을 것 같다.

게다가 더욱 만족스러운 부분은 ‘페라리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경쾌하고 예리한 조향 감각이 계속 이어진다는 점이다. 실제 강원도의 굽이치는 도로를 달릴 때의 푸로산게는 그 체격을 지워낼 정도로 예리하고, 경쾌하게 반응한다.

실제 가족, 동승자가 없는 상황이라면 언제든 다시 RPM을 끌어 올리며 거대한 페라리를 너무나 능숙히 이끌고, 최고의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나는 확신을 느낄 수 있었다.

페라리 푸로산게


함께 하는 가치를 전하는 페라리

푸로산게는 아마 푸로산게의 뒤를 이어 받을 차량이 등장할 때까지 많은 논란, 혹은 관심의 대상일지 모른다. 그리고 여전히 일각에서는 비판의 소리가 들려올지 모른다.

그러나 막상 푸로산게의 시트에 올라, 그리고 그 스티어링 휠을 잡아본 이라면 자신의 재정 상황, 그리고 ‘차고의 빈 자리’가 있는지 머리 속으로 떠올릴 것이라 생각됐다. 그렇게 푸로산게는 다시 한 번 모두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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