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요제’ ‘강변가요제’ 등으로 대표되는 1970~80년대 아마추어 가요제의 예술성과 잠재력을 오늘날 젊은 감각의 그래픽 디자인으로 다시 만나는 ‘2024 대강포스터제’가 오는 11일 서울시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개막한다.
서울경제와 대강포스터제기획단이 공동주최한 이번 ‘대강포스터제’는 3회째 전시이며, 서울시 문화예술 특화공원인 문화비축기지의 협력전시로 선정돼 ‘2024 탱크예술제:미래를 그리다’(11~13일) 행사기간에 맞춰 막을 올린다.
◇미술로 재해석한 음악=‘응답하라 1988’을 비롯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인기 비결은 추억의 음악이 불러 일으킨 세대 통합의 힘이었다. 대학가요제와 강변가요제의 앞글자를 각각 따 2018년 첫 발을 내딛은 ‘대강포스터제’는 한 시대를 풍미한 참신한 음악과 노랫말을 이 시대 한국의 디자이너들이 재해석하게 함으로써 기성 세대에게는 향수의 감성을,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발견을 경험하게 하고자 기획됐다. 디자이너들이 창작한 포스터 형식의 작품은 ‘미술로 재해석한 음악’으로서 보는 즐거움과 듣고 흥얼거리는 즐거움을 모두 충족시키며 주목을 끌었다. 특히 1990년대 패션과 인테리어가 MZ세대에게 재조명 받은 레트로 열풍, 한류 확산과 함께 외국인들이 관심 갖기 시작한 한글 미감 등이 다각도로 맞물리며 화제를 모았다. 올해 전시에는 총 110명의 그래픽디자이너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각 노래 한 곡씩 선정해 그 곡을 포스터 디자인으로 시각화 하며 지나간 옛 노래에 동시대성을 부여했다. 올해 전시는 1988년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곡인 무한궤도의 ‘그대에게’의 가사인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를 부제로 삼았고, 당시 보컬인 신해철의 얼굴을 메인 포스터 이미지로 택했다.
◇예술이 된 한정판 신문=올해 ‘대강포스터제’는 서울경제와의 공동주최를 통해 한 단계 도약을 시도했다. 문화비축기지의 협력전시로 선정돼 전시장 T4에 출품작을 선보이는 동시에 T5 2층에서는 서울경제신문과 대강포스터제의 아카이브 전시를 함께 진행한다. 전시 개막과 함께 신문사에서만 제작 가능한 ‘특별판 신문’이 공개될 예정이다. 전시 작품 중 48점을 엄선해 24면짜리 신문 2종을 각각 5,000부 한정 수량으로 제작했다. 작품 선정과 제작을 진행한 이혜민 백상 미술정책연구소 큐레이터는 “일반적으로는 전시 내용을 책 형태의 도록으로 발간하지만 파격과 도전을 모색하는 전시 특성, 신문사와의 특별한 협력을 부각해 한정판 신문을 선보였고 이를 통해 예술을 보다 흥미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특별 한정판 신문은 전시기간 중 문화비축기지 T4전시장 및 네이버 예약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11일 개막 당일까지는 사전예약을 통해 정가보다 50% 할인된 얼리버드 혜택으로 2종 세트를 모두 소장할 수 있다.
◇신진 디자이너 공모전=음악과 그래픽 디자인이 결합된 ‘대강포스터제’는 전시 뿐만 아니라 공연, 세미나, 워크숍 등까지 함께하는 확장형 축제다. 특히 올해는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전시 참여의 폭을 확대하기 위해 본 전시에 앞서 지난 8월 21일부터 ‘대강포스터제 공모전’을 진행했다. 3차에 걸친 엄정한 심사가 진행됐고, 가요제의 수상 명칭을 차용해 대상·금상·은상·동상 등을 선정했다. 대상은 그룹 옥슨80의 ‘청개구리’를 모티브로 한 김서영에게 돌아갔다. 이범용·한명훈의 ‘꿈의 대화’를 재해석한 금상 허승우를 비롯해 이희웅(은상), 박철순(동상), 정인수(특별상) 등이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작품도 문화비축기지에서의 전시에서 함께 볼 수 있다.
대강포스터제 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조중현 디자이너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오늘날 디자이너들이 과거의 음악적 유산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들을 과감하게 펼쳐 나가기를 바란다”면서 “대강포스터제가 우리만의 독자적인 문화 정체성을 이어받아 예술적 다양성을 넓히고, 현대 문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기폭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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