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청년층 사이에서 생애 처음으로 주식 투자에 나서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잇따라 경기부양책을 꺼내 들자 증시 호황이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수년 만에 찾아온 상승장에 기대 큰 수익을 얻겠다는 생각이지만 투자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젊은 중국인들이 주식 열풍에 뛰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연이어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지난 2주 간 주식 거래에 뛰어드는 청년들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바일 앱을 통해 빠르게 계좌를 개설하고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에서 투자 정보를 얻어다고 있다. 이번 국경절 연휴에도 투자 정보를 학습하는 데 시간을 쓰는 이들이 많다는 전언이다. 창춘 지역의 증권사 직원인 탄즈밍은 “지난 며칠 동안 계좌를 개설한 고객이 매우 많았고 대부분이 신규 고객”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 청년층의 극적인 변화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들은 성인으로 성장하는 기간 동안 중국 경제는 침체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 위험보다 이번 상승장을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9월부터 주식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남부 광둥성의 한 학생은 “우리처럼 몇 천 위안밖에 없는 사람들에게는 잃을 것이 많지 않다”며 “모든 것을 완전히 배울 때까지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부동산 붕괴도 청년층들이 증시에 뛰어들게 만든 배경이라는 해석도 있다. 전통적인 투자 수단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별다른 투자처가 없다고 느끼는 중국 청년들이 주식을 유일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광둥성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2학년생인 벨라 첸(Bella Chen)은 새로운 투자자들이 올바른 정보에 입각하지 않은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이 현상이 약간 미친 짓이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채 ‘상승장이 왔으니 돈을 벌어야지’라고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큰 상승세를 보이던 중국 증시는 9일 급락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6.62% 급락한 3258.86에 장을 마쳤다. 선전종합지수와 CSI300지수는 각각 8.15%, 7.05%의 낙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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