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컷(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을 단행했을 때 연준 내부에서 빅컷을 할 것인지 ‘스몰컷(0.25%포인트 인하)’을 할 것인지를 두고 마지막까지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 시간) 공개된 9월 FOMC 의사록은 “일부(some)위원들이 이번 회의에서 25bp(1bp=0.01%포인트) 인하를 선호했다고 언급했고 소수(a few) 다른 위원은 그런 결정을 지지할 수 있었음을 시사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9월 FOMC 회의에서 투표권을 보유한 연준 인사 중 미셸 보먼 이사 1명만 25bp 인하를 주장하며 빅컷에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발표됐지만 실제 회의장에서는 보먼 이사 외에 25bp 인하 필요성에 공감대를 표한 위원들이 복수로 있었던 것이다.
연준 의사록은 연준 이사와 각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로 구성된 19명의 FOMC 구성원 중 표결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외에 표결권을 가지지 않은 구성원들의 발언도 함께 수록한다.
25bp 인하를 선호한 위원들은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실업률이 낮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의사록은 일부(some) 위원은 인플레이션 둔화와 노동시장 냉각을 근거로 앞선 7월 회의에서 연준이 25bp 금리 인하를 하는 게 타당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4일 나온 미국의 9월 비농업 취업자 수는 25만 4000명으로 시장 예상(15만 명)을 크게 뛰어넘었다. 미국의 고용 상황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며 연준이 연말까지 스몰컷이나 아예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0일 기준 11월 FOMC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은 80.5%,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19.5%다. 일주일 전 만해도 25bp 인하 가능성이 64.8%, 동결 가능성은 0%였는데 크게 상승했다.
이날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매파적 발언을 내놨다. 그는 에너지 관련 콘퍼런스에서 “통화정책을 너무 빨리 완화하면 전체적으로 과도한 수요가 발생하고 인플레이션이 재촉발될 위험이 있다”고 경계했다. 또 “이러한 위험을 막기 위해 FOMC가 연방기준금리 목표를 '정상' 또는 '중립'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서두르지 말고 금융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금리 인하 행보를 점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빅컷이 또 반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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