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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저주에 걸린 '클럽72'

골프장 운영사 신라레저 컨소시엄 2년연속 대규모 적자 불가피

꽉 막힌 계약구조로 시설, 잔디교체와 같은 대규모 투자 불가능

식음, 골프숍 등 임대요율 문제 개선 어려워…소비자 불편 지속

서울경제DB.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소유의 인천 영종도 ‘클럽72’ 골프장이 승자의 저주에 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인국공과 운영자의 재량권을 극히 제한한 꽉 막힌 계약구조로 인해 수도권에서 손꼽히는 명문골프장이 멍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카이72’를 이어 지난 2023년 4월부터 4개 코스 72홀의 클럽 72 골프장을 운영 중인 신라레저 컨소시엄은 지난해(4~12월) 829억 원 매출에 118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도 수십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지난 2020년 9월 실시된 경쟁입찰에서 신라레저 컨소시엄은 바다코스 46%, 하늘코스 116%의 요율을 써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전 사업자인 스카이72가 2년여 동안 불법점거를 함으로써, 2023년 4월에야 영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신라레저 컨소시엄은 지난해 1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적자의 주요 요인으로는 2023년 인국공에 지불한 450억 원의 임대료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는 전 사업자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비용이다.

코로나 특수에 비해 골프수요가 위축됐지만, 수도권 최대 대중형 골프장을 운영하면서 적자구조를 면치 못하는 것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적자는 높은 임대요율을 적어낸 사업자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지만, 서비스 개선이나 시설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하도록 하는 계약구조로 인해 소비자의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 초기부터 골퍼들 사이에서는 클럽72의 식음 가격이 비싸고, 골프샵 등의 기본시설이 없다는 불만이 나왔다. 이에 대해 클럽72측은 계약에서 46%, 116%의 임대요율이 식음과 골프숍 매출에도 똑같이 적용하도록 돼 있어 바다코스의 경우, 식음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고, 하늘코스의 경우 사업자를 구할 수 없어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낡은 시설을 개선하기 위한 투자도 어려운 실정이다. 클럽72의 계약기간은 제5활주로 부지인 바다코스의 경우 기본 3년에 1년 단위 연장이며, 하늘코스 10년이며, 10년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일반적인 임대차 계약의 경우, 기본시설, 설비 등에 대해서는 임대인이 책임을 지고 있지만, 인국공은 애초 계약설계 때부터 임차인인 운영자가 부담하도록 설계했다. 전 사업자와 극심한 분쟁을 겪은 인국공이 애초에 분쟁 소지를 없애기 위해 모든 것을 임차인의 부담으로 돌렸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3년 이후 미래가 불확실한 운영자가 과감한 투자에 나서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됐고, 공항공사도 계약으로 인해 재량권을 발휘하기 어려워 건립된 지 20년 가까이 된 골프장의 각종 시설개선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클럽72 운영자인 신라레저 컨소시엄은 골프장 개장을 준비하면서 100억 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공사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자, 지난해 연말 공사를 상대로 시설투자비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한지형 잔디를 식재한 클럽72도 큰 타격을 받은 상태. 기후 변화를 감안할 때 잔디를 한국형 잔디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클럽72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잔디를 교체하려면 18홀 기준 40억~50억 원의 식재 비용이 들어가고, 2개월 정도 휴장을 해야 하는데, 그 부담을 나누어질 수 없는 계약구조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수도권 명문 골프장이 꽉 막힌 계약구조로 인해 갈수록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클럽72는 한국 골프 발전에 큰 몫을 담당해왔다”며 “더 늦기 전에 공사와 운영자가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계약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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