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홍명보호가 요르단 원정에서 소중한 승리를 챙겼다.
홍명보(55)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요르단 암만의 암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요르단에 2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022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당했던 0대2 패배를 깔끔하게 설욕했다.
이날 한국은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가운데 최전방에 주민규(울산)를, 측면에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내세웠다. 미드필더에는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박용우(알아인)를 배치했다. 수비 라인에는 중앙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조유민(샤르자)을 축으로, 이명재(울산)와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가 사이드백을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가 꼈다.
부상을 당한 요르단 공격진의 '원투펀치' 무사 알타마리와 야잔 알나이마트는 모두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알나이마트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알타마리는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한국은 전반 내내 요르단의 수비진을 뚫어내지 못하며 답답한 경기 흐름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전반 20분 왼쪽 측면에서 공격을 진두지휘하던 황희찬이 상대 수비의 거친 태클에 부상을 당하며 엄지성(스완지시티)과 교체되는 불운을 겪었다. 황희찬은 왼발을 전혀 지면에 닫지 못한 채 스태프 두 명의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주전 공격수의 이른 교체라는 악재를 만난 한국은 정신을 가다듬고 꾸준히 요르단 문전을 공략했다. 골문을 연신 두드리던 한국은 전반 38분 이재성이 설영우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딩 골로 연결시키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한 골의 격차를 만들어 낸 한국은 전반 남은 시간 나아진 패스 흐름을 보이며 경기를 지배했다. 하지만 기대하던 추가골은 뽑아내지는 못했다.
후반 들어 요르단은 공격의 핵 알나이마트를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다. 알나이마트는 후반 초반 측면에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한국 문전을 위협했다.
오히려 기회는 한국에게 찾아왔다. 후반 3분 한국은 엄지성이 페널티 아크 바로 앞에서 상대의 파울로 프리킥을 얻어냈지만 이강인의 프리킥이 수비를 맞고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파울을 당한 엄지성은 배준호(스토크시티)와 교체돼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다.
한국은 후반 7분 한 차례 위기를 맞이했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패스에 한 차례 공격 찬스를 헌납했지만 다행히 잘 막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여러 차례 공격 찬스를 만들어 가던 한국은 후반 22분 주민규를 대신해 교체 투입됐던 오현규(헹크)가 호쾌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최근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벨기에 주필러리그의 헹크로 이적한 그는 소속팀의 조커로 출전하며 골을 터뜨리는 등 컨디션을 끌어 올리더니 대표팀에서 달콤한 골 맛을 봤다.
격차를 두 골 차로 벌린 한국은 이후 안정적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왼쪽 측면에서 배준호가 여러 차례 돌파를 성공 시키며 요르단 골문을 위협했지만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이후 한국은 몇 차례 이어진 요르단의 공격 시도를 김민재, 조유민의 센터백 라인과 골키퍼 조현우가 완벽하게 막아내며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다.
팔레스타인과 홈 1차전(0대0 무), 오만과 원정 2차전(3대1 승)에서 1승 1무를 기록한 한국(승점 7·골 득실 +4·5득점)은 이날 승리로 요르단(승점 4·골 득실 0·4득점)을 3위로 밀어내고 B조 선두로 올라섰다.
B조에서 가장 강한 상대 중 하나로 꼽히는 요르단을 적지에서 잡아낸 한국은 북중미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길의 최대 고비 중 하나를 무사히 넘겼다.
한국은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B조 4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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