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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벨상 휩쓰는 AI…기본법 제정하고 기초연구 강화해야


인공지능(AI) 분야 연구자들이 올해의 노벨상을 휩쓸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한 단백질 설계’에 기여한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 단백질 구조를 파악하는 AI 모델 ‘알파필드’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 데미스 허사비스와 연구원인 존 점퍼 박사가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9일 선정됐다. 전날에는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AI 머신러닝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와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과학 분야에서 AI의 역할 확대를 공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I는 경제·안보 등 거의 모든 분야의 판도를 흔들면서 신성장 동력 창출과 국가 경쟁력 강화 등의 성패를 가르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출범시키고 ‘2027년까지 AI 3대 강국 도약’을 선포한 것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 토터스인텔리전스의 ‘2024 글로벌 AI 지수’ 평가에서 한국의 AI 경쟁력은 세계 6위로 27점에 불과했다. 가장 앞선 미국의 100점, 2위인 중국의 54점에 턱없이 못 미쳤다. 지난해 AI 투자 규모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선도 6개국에 이름도 올리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AI 인재는 외려 해외로 순유출되고 있다.

주요국들은 AI 기술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대적인 지원책을 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AI 산업 규정과 육성·규제 방안을 담은 ‘AI 기본법’이 지난해 초 발의됐지만 여야의 무한 정쟁으로 입법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AI 관련 법은 22대 국회에서 11건이나 발의됐지만 지원과 육성보다는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야는 머리를 맞대고 규제보다는 지원을 우선하는 ‘AI 기본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AI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호기심 중심의 기초연구 지원을 강화하라”는 힌턴 교수의 권고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산학연정(産學硏政)이 하나가 되어 AI 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초연구 강화와 초격차 기술 개발을 위해 세제·예산 등의 전방위 지원을 하면서 규제 혁파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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