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 소속 베테랑 조종사가 초강력 태풍의 중심부로 과감히 돌진해 폭풍우 속 '천금 같은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냈다고 ABC뉴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NOAA 비행운영센터 엔지니어 닉 언더우드는 8일(현지시간) '미스 피기'라는 애칭의 폭풍 사냥기에 탑승, 플로리다주 남서 해안에서 폭풍 중심부인 밀턴을 향해 비행하며 시속 수백km에 달하는 강풍 속 귀중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NOAA가 최근 공개한 영상에는 미스 피기호가 슈퍼 태풍 밀턴의 중심을 향해 돌진하는 아찔한 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 속 비행기는 회색빛 하늘을 뚫고 나아가며 폭우에 맞서 고군분투했다. 극심한 난기류로 기체가 심하게 요동치는 가운데 기내 물건들이 바닥으로 쏟아지는 아슬아슬한 장면도 포착됐다.
NOAA는 지난 50여 년간 폭풍 속 비행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해왔다. 이같은 위험천만한 임무가 필요한 이유는 폭풍의 규모와 세부 정보에 관한 중요 데이터를 다른 방법으로는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폭풍의 진행 양상을 면밀히 분석, 향후 예측 모델 개선에 활용할 수 있다.
한편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8일 오후 11시 기준 밀턴의 최대 풍속이 시속 257km에 달해 미국 태풍 등급 중 최고 단계인 5등급으로 격상됐다고 밝혔다. 다만 9일 밤부터 10일 새벽 사이 플로리다주 서해안에 상륙할 즈음엔 3등급으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NOAA 관계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얻은 데이터가 향후 기상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자연재해 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촬영으로 얻은 귀중한 자료가 태풍의 형성 과정과 진행 경로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플로리다주 당국은 주민들에게 즉각적인 대피와 안전 수칙 준수를 당부하며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다. (서울=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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