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증가로 아파트 분양가가 계속 높아지고 있지만, 신축 선호 현상에 향후 아파트 공급 부족 불안정 심리가 겹치며 수도권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3년 4개월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각종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도 잇따라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이 나오며 여전히 신축 아파트를 향한 열망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1일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서울을 비롯한 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10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121.0으로 기준치인 100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지난 2021년 6월(121.8)이후 3년 4개월만에 최고점이다.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분양 시장의 위험과 상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지표로, 분양 시장이 좋을 것으로 판단하는 사업자가 많으면 100보다 높게 나타난다. 이달 수도권의 아파트분양전망지수가 121.0을 기록했다는 것은 서울·인천·경기 대부분 지역에서 신규 아파트 분양 시 완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124.3으로 전월대비 3.9p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100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인천은 113.8로 전월대비 6.7p 올랐으며 경기도 125.0으로 전월보다 6.6p 상승했다.
연구원은 “정부가 급증하는 가계부채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이고 대출한도를 줄이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1주택자의 대출 제한, 주택담보대출 최장 대출기간 축소 등의 규제를 이어가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감소하고 가격 상승폭이 둔화했다”면서도 “하지만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이 여전하고 HUG 분양 보증심사 등으로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은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방 지역도 강원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분양전망지수가 상승했다. 경남이 전월대비 20.0p 오른 106.7, 전남은 14.3p 오른 78.6, 경북은 13.3p 상승한 100.0을 기록했다. 이어 울산이 12.2p 올라 106.3, 부산이 90.9, 충북·전북·충남·대구가 100.0, 대전이 5.9p 오른 94.1, 세종 92.9, 광주 70.6으로 상승 전망됐다. 반면 강원은 18.2p 하락한 90.9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비 수도권 지역도 거주 쾌적성과 편의성이 좋은 신축 아파트 선호도 현상이 뚜렷하다”며 “공급자 금융 규제로 인해 인허가와 착공이 감소하고 공사비 상승으로 준공이 지체되는 등 아파트 공급 여건이 불안정한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달 아파트분양전망이 전국적으로 대폭 좋아진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0.25%p 인하했다.
분양가는 앞으로도 계속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발표된 9월 대비 10월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1.6p 상승한 109.1로 전망됐다. 지난달 13일에 고시된 기본형 건축비가 상반기 대비 3.3% 인상돼 이후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단지부터 분양가에 해당 건축비가 적용됐다. 또 집값 상승 및 분양 시장 호전 등의 현상이 겹치면서 분양 가격 상승을 전망하는 주택사업자들이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