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 문화의 탄탄한 저력이 전 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됐다.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 수많은 K팝 가수 등 전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은 한국 문화가 세계 주요 시상식장을 정복한 데 이어 클래식 음악과 순수문학 분야에서까지 위력을 떨치면서 한국이 ‘문화 선진국’을 넘어 ‘문화 최강국’의 자리로 성큼 뛰어오르고 있다.
11일 AP통신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하며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점점 커지고 있는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을 반영한다”며 영화 ‘기생충’ 등 세계를 휩쓸고 있는 수많은 한국 문화와 콘텐츠를 집중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적 위상은 이제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높아져 세계 곳곳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72회 칸영화제에서 최고 권위의 황금종려상을 받고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면서 세계는 한국 문화를 집중 조명하기 시작했다. 당시 영화 속 명대사는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 2021년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다. 시청 시간, 시청 가구 수 등의 분야에서 1위에 오르며 한국 콘텐츠의 위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이미 전 세계를 휩쓸고 있던 K팝이 화룡정점을 찍었다. 방탄소년단(BTS)이 2020년 ‘다이너마이트’를 발매하며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1위를 차지한 것. 이후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등이 잇달아 빌보드 정상에 오르며 BTS는 2000년대 세계 최고의 팝그룹이 됐다. BTS 멤버인 뷔는 전날 한강의 수상 소식 기사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며 “군대에서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BTS뿐 아니라 블랙핑크·세븐틴 등 다른 K팝 가수들도 세계시장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대중 예술이 쏘아 올린 ‘세계 최고’ 신호탄은 다른 예술 분야로 번져나갔다. 클래식에서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022년 밴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는 음반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그라모폰 뮤직어워즈’에서 2관왕에 올랐다. 김기민·박세은 등의 무용수들은 세계 최정상 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의 자리를 꿰차며 이름을 빛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국은 대중 예술과 공연뿐 아니라 순수문학 분야에서도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전에도 박상영·신경숙·김애란 등 많은 한국의 작가들이 최근 몇 년간 해외의 주요 문학상에 언급됐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으로 한국은 명실상부 문화 강국이 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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