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중국 자동차를 막기 위해 멕시코·캐나다와 맺은 협정(USMCA)을 개정하고 멕시코산 중국 자동차에 1000%의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공언했다. 주요 경합주에서 밀리기 시작한 민주당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등판해 트럼프를 맹폭했다.
1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디트로이트 경제 클럽’에서 “중국 자동차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는 “취임과 동시에 USMCA 6년 차 재협상 조항을 발동하고 통보할 것”이라며 “(멕시코산 중국 자동차에) 100%, 200%, 1000% 등 필요한 모든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재임 당시 미국의 무역적자를 키운다며 멕시코·캐나다와의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을 USMCA로 대체했다. 2020년 발효된 USMCA는 6년마다 협정 이행 사항을 검토하는데 2026년 첫 시점이 돌아온다.
이날 트럼프는 “자동차 대출 이자를 전액 세금 공제 대상으로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국 내 자동차 생산을 크게 늘리고 차 구입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보편 관세,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 등으로 이 같은 감세안의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출이자를 세액공제 대상으로 충당해도 보편 관세 등으로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면 소비자에게 돌아갈 혜택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의 이 같은 언급은 쇠락한 자동차 중심지 디트로이트, 나아가 15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미시간주의 표심을 잡기 위한 포석이다. 미 선거 분석 업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11일 현재 미시간 여론조사 종합 수치는 트럼프가 48.6%,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47.8%로 양측이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오바마가 처음으로 해리스 지원 유세에 나섰다. 오바마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트럼프를 ‘이 남자(this man)’라고 지칭하며 “자신 말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9년 전 황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내려온 후 자신의 문제에 대해 칭얼거리는 것을 멈추지 않는 78세의 억만장자 노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오바마는 트럼프가 거짓말을 일삼는 것도 문제 삼았다. 그는 “트럼프는 허리케인과 관련한 유세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지역에 대한 지원을 보류하고 불법 이민자들에게 구호 물품을 빼돌렸다는 이야기를 꾸며냈다”며 “모두가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지역 공화당원들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가장 절박하고 취약해진 순간에 의도적으로 속이려는 심산”이라고 비판했다.
오바마는 흑인 남성 유권자들을 콕 집어 해리스 지지를 촉구했다. 오바마는 “(흑인 남성들 중 일부가) 갖은 핑계를 대며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고 있다”며 해리스 지지를 독려했다. 펜실베이니아에서 흑인 남성의 해리스 지지율은 2020년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에 비해 상당히 낮다.
오바마는 선거 직전까지 경합주에서 유세를 이어갈 예정으로, 이는 해리스의 득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민주당 안팎의 판단이다. 올 8월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 전문 기관 유고브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53%가 오바마를 호의적으로 생각했으며 민주당원 중에서는 94%가 오바마에게 호감을 보였다. 민주당 전략가인 제임스 카빌은 “오바마가 흑인에게 매력적인 것은 명백하다”며 “교외 지역에 거주하는 백인에게도 엄청난 호소력을 갖고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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