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공격하면서 미국에서 제공받은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도심 공습에서 정밀유도폭탄의 일종인 미국산 합동직격탄(JDAM) 파편이 발견됐다. 이 공습으로 130여 명이 사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디언은 베이루트 중심부에서의 공습 현장을 분석한 결과, 무너진 아파트 건물 잔해에서 JDAM의 일부분이 발견되었다고 보도했다. JDAM은 보잉사가 제조한 유도 장비로, 일반 폭탄에 GPS를 장착하여 정밀 폭격을 가능하게 한다. 미국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무기 전문가들은 이 파편이 JDAM임을 확인했다.
이스라엘의 10일 공습은 인구밀도가 높은 바스타 지역의 아파트 건물을 타격했고, 이로 인해 22명이 숨지고 117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3일부터 '북쪽의 화살' 작전을 시작한 이후 주로 헤즈볼라의 주요 거점을 공격해왔다. 이번 공습은 이례적으로 시 중심부를 겨냥했다.
리처드 위어 HRW 연구원는 “인구 밀집지역에서 이런 무기를 사용하면 민간인에게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피해를 초래할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JDAM은 이스라엘이 미국에 가장 많이 요청한 무기 중 하나다.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의 전투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 발발 이후 군사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브라운 대학교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전쟁 발발 후 1년간 이스라엘에 최소 179억달러(약 24조2천억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스라엘의 민간인 공격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인권단체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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