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내 골프팬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대한민국 같은 하늘 아래 두 여자골프 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하나는 경기도 파주 서원힐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또 하나는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이다. ‘한 하늘, 두 대회’ 개최는 벌써 3년째 이어지고 있다.
같은 주, 같은 수도권 지역에서 동시에 여자골프 대회가 열리면서 두 대회 간 흥행 대결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곳에 모아져야 할 관심이 분산되면 아무래도 열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는 LPGA 대회가 흥행이나 관심 면에서 힘겨운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올해 KLPGA 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어 골프팬들의 관심을 빼앗아 오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돌아온 윤이나가 일으키는 흥행 돌풍과 박현경·황유민·방신실·박지영·이예원·배소현·김수지 등이 보유하고 있는 스타 파워가 막강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LPGA 대회에는 가장 관심을 끌 만한 두 스타가 빠졌다. 6승을 올리면서 각종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있는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가 출전하지 않는다. 또 한국 선수 중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세계 5위 고진영이 출전자 명단에서 빠졌다.
물론 지난주 중국에서 열린 뷰익 LPGA 상하이 대회보다는 출전 선수 면면이 훨씬 화려해졌다. 세계 랭킹 톱10 선수 중 코르다와 고진영 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이 모두 출사표를 던졌다.
세계 2위 릴리아 부, 3위 리디아 고, 4위 인뤄닝, 6위 후루에 아야카, 7위 해나 그린, 8위 양희영, 9위 셀린 부티에, 10위 유해란이 총출동한다.
이번 주 볼거리는 너무 화려하고 많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전혀 없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국내 골프팬으로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KLPGA 투어 톱랭커들과 LPGA 선수들의 맞대결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당연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LPGA 대회 장점의 의미가 반쪽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아쉬운 것은 그동안 한국 유일의 LPGA 대회가 탄생시켰던 ‘골프 신데렐라’의 전통이 3년째 사라졌다는 점이다.
물론 누군가는 선택의 폭이 넓고 볼 것도 많아져서 좋다고 할 지 모른다. 하지만 두 투어 선수들 간 진정한 승부를 보고 싶어 했던 골프팬들은 너무 아쉽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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