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에 ‘사드(THAAD)’를 보내고 약 100명의 미군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이란 분쟁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사드 추가 배치를 승인했다며 “이란의 추가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방어하고 이스라엘 내 미국인을 보호하겠다는 미국의 철통 같은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의 결정에 외신들은 일제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보였다. 악시오스는 사드가 2019년 훈련을 위해 이스라엘에 배치된 적은 있지만 실제 작전을 위해 배치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특히 사드를 운용할 포대를 배치한 결정에 대해 “가자 전쟁 시작 이후 이스라엘에 미군이 대규모로 파병되는 것은 처음”이라며 “중대한 파병”이라고 진단했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무기뿐 아니라 미국의 군사작전에도 더욱 의존하게 됐다는 신호라는 지적이다. 앞서 이란은 올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무더기로 발사한 바 있다. 1차 공격은 이스라엘의 방공 시스템인 ‘아이언돔’에 99% 요격돼 피해가 거의 없었지만 2차 공격의 경우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중 최대 32기가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 주변에 떨어지는 등 방어에 허점이 드러났다. 악시오스는 “이란의 1일 공격으로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애로와 다비드슬링의 미사일 재고가 바닥났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도 전했다.
미군의 추가 파병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위험이 여느 때보다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중동 전문가인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미국의 결정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이 대응해야 할 정도로 포괄적일 것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진단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1일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란도 이스라엘이 공격할 경우 재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의 추가 파병은 중동 분쟁에 미국의 참전 가능성을 높이며 위험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온다. 밀러는 “이란의 미사일이 미군을 공격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는다면 미국이 이란에 대해 군사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당근’을 써서 이스라엘의 보복 시나리오가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스라엘이 보복을 위해 이란의 핵 시설이나 유전 시설을 타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졌지만 미국은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격 수위를 낮추기 위해 설득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당근’이 얼마나 효과를 가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분석가였던 해리슨 만은 “사드 포대가 배치돼 이스라엘이 미국의 보호를 받게 된다면 베냐민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이유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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