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전쟁 장기화로 병력 부족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일부 청년들이 군 징병관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레스토랑, 쇼핑센터, 콘서트장 등에서 군 징병관들이 급습해 일부 남성들을 강제로 군에 편입시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애 공개된 영상에는 군 징병관들이 청년들의 팔을 붙잡고 강제로 끌고 가는 모습이 담겼다. 청년들은 "제발 나를 놔달라"며 애원했지만 군 관계자들은 이들을 끝까지 붙들고 갔다. 이를 목격한 시민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외치기도 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18~60세 남성의 출국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징집대상 연령을 27세에서 25세로 낮추는 병역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청년들의 입대 거부 이유는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으로 분석된다. 러시아군 사상자는 65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며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 사상자도 러시아의 25~30% 가량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청년들은 징병을 피하기 위해 외출과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하고 있다. BBC는 "청년들이 징병관의 눈을 피하기 위해 택시로 이동하고 배달 음식에 의존한다"고 보도했다.
일부 남성들은 동원을 피해 목숨을 걸고 국외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된 이후 최소 30명이 탈출 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강제징집 논란이 확산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인한 병력 부족 문제 해결과 국민의 인권 보호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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