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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에 책 동나”…지방 독립서점에도 온기

맨부커상때보다 3배는 더 팔려

서점 절반 수도권…부산 184곳뿐

옹진·무주 등 10곳은 아예 없어

침체기 지방 서점 모처럼 미소

13일 강원도 소재의 한 독립서점에 방문한 시민들이 독서를 하고 있다. 채민석 기자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53)의 열풍이 꺼지지 않고 있다. 서울 시내 주요 대형 서점들은 물론 최근 독서율 하락 여파로 폐업을 면치 못하는 등 침체기에 빠져 있던 지방 독립 서점들도 간만의 낭보에 미소를 짓고 있다.

13일 강원도 강릉시의 한 독립서점에 들어서자 ‘현재 한강 작가 도서가 완판된 상황입니다. 도착하는 대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걸려있었다.

서점 관계자는 “국내 주요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될 때도,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을 수상했을 때도 사람들이 몰리긴 했지만, 이번에는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노벨문학상이다 보니 최소 3배는 더 팔릴 정도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수상자 발표 바로 다음날 오전부터 전화가 쏟아졌고, 오전 11시에는 구비된 30여 권의 책이 모두 동났다”고 설명했다.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을 가장 반기는 것은 매출 부진에 시달리던 지방 독립서점이다. 한국서점조합회의 ‘2024 한국서점편람’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 서점은 총 2484곳으로, 2021년(2528곳) 대비 44곳(1.71%) 줄어들었다. 9년 전인 2005년과 비교하면 1000곳 가량 감소했다.



지방이 특히 심각하다. 전국 서점의 절반 가량인 1071곳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가장 서점이 많은 부산도 184곳에 불과하다.

감소세 또한 지방이 뚜렷하다. 2021년 대비 2023년 서점 수를 비교하면 감소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전북으로 20.3% 떨어졌다. 이어 대전이 10.2%, 광주가 9.9%, 충남이 9.6% 줄었다. 반면 서울은 0.8% 줄어드는 데 그쳤으며, 경기는 12.6% 증가했다.

서점이 없는 지역도 올해 기준 2년 전 대비 3곳이 증가해 옹진군, 무주군, 순창군을 포함해 10곳에 달한다. 서점이 한 곳뿐인 25곳도 모두 수도권이 아니다.

한강 작가가 쏘아 올린 ‘독서 열풍’이 지방 독립서점들에게 단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서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강 작가의 수상 이후 여기저기서 ’독서 붐(boom)은 온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 만큼 서점 업계도 매출 회복이라는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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