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싱크탱크가 본토의 데이터센터들이 미국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에 국산 AI 칩을 구매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가운데 정부 싱크탱크가 높은 교체 비용 문제를 들어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중국정보통신기술원(CAICT)은 13일 중국의 컴퓨팅 파워 발전 관련 보고서에서 “조건이 허락한다면 데이터센터들은 엔비디아의 A100, H100 고성능 칩을 선택할 수 있고, 컴퓨팅 파워 수요가 제한적이라면 H20이나 국산 대체품도 선택할 수 있다”고 썼다. CAICT는 이어 “엔비디아 GPU에 훈련된 모델들을 국산 설루션으로 전환하는 것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차이 탓에 복잡한 엔지니어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은 엔비디아의 대중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2022년 8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군이 AI용 GPU 반도체를 사용할 위험이 있다며 엔비디아와 AMD에 관련 반도체 중국 수출도 금지했다. 엔비디아는 미국 규제에 걸리지 않는 중국 시장용 저사양 칩들을 내놨지만 이 역시도 미국은 지난해 10월 가로막았다. 엔비디아는 바뀐 규제에 맞춰 다시 중국 시장용 GPU를 출시했지만 중국 서버 제작자들은 주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SCMP는 CAICT 자료에 근거해 자체 추산한 결과, 지난해 말 현재 중앙처리장치(CPU)와 GPU에 기반한 중국의 총 컴퓨팅 파워는 230엑사플롭스(EF)로 전년 대비 27% 늘었다고 전했다. 엑사플롭스는 컴퓨터 시스템의 속도를 측정하는 단위로 1EF는 단위 1초에 100경 회의 연산 처리 능력을 뜻한다. AI 훈련과 추론을 위한 GPU 기반 컴퓨팅 파워는 전년보다 7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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