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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보복, 美대선 전 군사시설 겨냥할 것"

워싱턴포스트, 복수의 미 고위 관리 인용 보도

네타냐후 온건한 태도로 ‘사드’ 지원 이끌어 내

美와 협의에도 최종 결정은 이스라엘 독단 전망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9월 27일(현지시간) 제79차 유엔 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란에 대한 보복을 앞둔 이스라엘이 그동안 유력하게 거론됐던 핵이나 석유 시설이 아닌 군사시설을 공격할 것이라는 의사를 미국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전쟁으로의 확전을 우려한 미국의 입장을 반영해 미 대통령 선거 이전에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익명의 미 고위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바이든 행정부에 이란의 군사시설을 공격할 계획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러한 뜻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미 대선에 대한 정치적 개입이라는 인식을 피하기 위해 보복 조치가 조정될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의 공격 범위가 미 대선을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이해를 시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이스라엘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의 의견을 듣겠지만 국익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에 대해 미국 관리들은 그동안 강경한 입장을 취해온 네타냐후 총리가 이전보다 더 온건한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미 국방부가 이스라엘에 약 100명의 병력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를 추가 배치한 것도 이러한 영향 때문이란 분석이다. 미국의 만류에도 전쟁 강행 의지를 보여온 네타냐후 총리의 기조가 누그러진 것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추가적인 군사 지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에 사드 배치를 발표하면서 "이스라엘 방어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약속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론 미국의 사드 지원이 이스라엘의 보복이 임박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미국 관리는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오는 11월 5일 미 대선 이전에 이뤄질 것이라며, 그 이유로 이스라엘이 행동도 나서지 않을 경우 나약함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모사드 전 정보국장인 조하르 팔티는 "네타냐후 총리가 절제에 대한 미국의 호소와 압도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이스라엘 내 대중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한 고위 관리는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이 미국과의 협의 속에 이뤄질 것이지만 미국의 승인을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을 결정한 사람은 결국, 네타냐후 총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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