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브랜드 도브(Dove)가 일본에서 광고 논란에 휩싸였다. '세계 소녀의 날'을 맞아 기획한 광고가 오히려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후지 뉴스 네트워크(FNN)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브는 지난 11일 '세계 소녀의 날'을 앞두고 도쿄 시부야역 등지에 대형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는 "카와이(귀엽다·예쁘다)에는 정답이 없다"라는 문구와 함께 사회가 요구하는 미의 기준을 나열했다.
광고에서 제시된 미의 기준은 '키에서 몸무게를 뺀 값이 110', '적당한 허벅지 간격', '눈에서 입까지 거리 6cm의 작은 얼굴', '웃을 때 입가와 치아 사이 그림자 없음', '짧은 인중', '17cm 이하의 얼굴 크기' 등이다.
도브 측은 이를 통해 사회적 기준에 얽매이지 말고 개성을 추구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으나,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 일본 네티즌들은 구체적인 미의 기준을 제시한 것이 모순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카와이에는 정답이 없다"는 문구와 달리 오히려 "카와이에는 정답이 있다"고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매체는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공공장소에 불필요한 정보를 제시해 콤플렉스를 조장하고 타인을 비하하는 선동적 문구를 넣은 점이 논란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세안제와 비누 등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도브가 갑자기 미의 기준을 제시한 점도 공감을 얻지 못했다. 더욱이 도브가 광고 외에도 16~19세 여성 400명을 대상으로 외모와 체형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즉각 중단하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일본 언론들이 도브 측에 입장 표명을 요구했으나, 도브는 아직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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