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병원에서 의사가 수술 직전 환자 가족에게 현금을 요구하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지무뉴스, 번류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쓰촨성 출신 쉬 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광위엔의 한 한의학 병원에서 겪은 경험을 폭로했다.
쉬 씨의 어머니는 지난달 3일 응급실로 이송돼 감염으로 인한 심각한 탈수증 진단을 받고 9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쉬 씨는 "퇴원 준비 중 어머니의 심장 박동이 갑자기 빨라져 추가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그런데 수술 직전 의사가 우리를 진료실로 불러 현금 3000위안(약 57만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의사는 전자 결제를 거부하고 현금만을 고집했다. 쉬 씨는 "아버지가 그 자리에서 현금을 건넸고, 의사가 이를 받아 세는 모습이 영상에 선명히 담겼다"고 전했다. 수술 후 병원 측은 이 3000위안을 정식 병원비에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영상이 공개되자 '전문가 비용'이라고 해명했다.
이 사건은 중국 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뒷돈 관행'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누리꾼들은 "이는 매우 흔한 일"이라며, "상하이에서는 최소 1만위안(약 191만원)부터 시작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중국 당국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는 의료계 부패 척결을 위한 고강도 사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부패 혐의로 적발된 공립병원 고위 관계자는 184명으로, 전년 대비 2.7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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