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 부프레노르핀 등 진통제로 쓰이는 마약류 의약품 패치제에 대한 과다 처방이 최대 수천 건에 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광주에서는 30대 여성이 6개월 만에 펜타닐 패치제를 7.9년 사용할 수 있는 양만큼 처방 받기도 했다.
16일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펜타닐 패치제를 연간 한도인 122매(1매당 3일 사용)를 초과해 처방 받은 환자는 755명이다. 2021년 294명, 2022년 246명, 2023년 189명이었다. 1인당 평균 처방매수는 215매, 200매, 188매였다. 같은 기간 또 다른 마약류 진통제인 부프레노르핀 패치제를 연간 한도인 52매(1매당 7일분) 이상 초과사용한 환자도 4893명에 이른다. 2021년 1590명, 2022년 1640명, 2023년 1452명이었다.
광주에서는 30대 여성이 올해 1~6월까지 25개 의료기관을 65일동안 내원하면서 펜타닐 패치제를 960매 처방 받기도 했다. 연간 한도인 122매를 기준으로 보면 7.9년 동안 사용할 분량을 6개월 만에 받은 셈이다. 경북에서는 30대 남성이 올해 1~4월 1개 의료기관에서 3.6년치 사용량에 해당하는 펜타닐 440매를 처방 받기도 했다.
마약류 의약품의 과다 처방 사례가 발생하는 것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시스템의 기술적 한계 때문으로 지적된다. 현행 시스템에서는 1회 투여량과 1회 투여횟수, 총 투여일수만 입력하게 돼 있어 마약류 패치제와 같이 사용기간이 정해져 있을 땐 반영할 수 없다는 얘기다. 서 의원은 “현재 심평원의 마약류 패치제 중복처방 점검시스템은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며 “마약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시스템 개선과 점검 의무화 등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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